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 자산 운용사 그레이스케일(Grayscale)의 '디지털 대형주 펀드(Digital Large Cap Fund)'를 상장지수펀드(ETF)로 정식 전환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이로써 XRP를 포함한 복수의 주요 암호화폐에 투자할 수 있는 ETF가 미국 시장에 처음 등장했다.
승인된 ETF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외에도 XRP와 기타 알트코인에 분산 투자할 수 있는 상품으로, 이는 미 증권 규제 역사상 처음이다. 그레이스케일은 지난 6월 말 SEC에 수정된 S-3 등록서를 제출했고, 최종 승인은 7월 2일을 앞두고 이뤄졌다. 이번 결정은 이른바 ‘암호화폐 ETF의 여름’을 개막했다는 평가 속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미국 내에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기반 현물 ETF만이 존재한다. 이번에 출시된 상품은 다중 자산에 대한 접근성을 제공함으로써, ETF 시장 내 암호화폐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실질적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중 XRP 편입은 특히 눈에 띄는 부분으로, 향후 단일 XRP 현물 ETF 출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편, 다른 국가들도 속속 XRP ETF를 도입하고 있다. 올 2월 브라질에서는 해시덱스(Hashdex)의 XRP 현물 ETF가 브라질 증권거래소(B3)에서 거래를 시작했으며, 캐나다의 퍼포즈 인베스트먼트(Purpose Investments)는 지난 6월 토론토 증권거래소(TSX)에 XRP 기반 ETF를 출시했다. 미국은 이번 그레이스케일 승인으로 전 세계 XRP ETF 흐름에 본격 합류하게 된 셈이다.
블룸버그는 솔라나(SOL), 카르다노(ADA) 등 알트코인의 단일 ETF도 올해 하반기 내 차례로 승인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암호화폐 ETF 시장은 한층 활기를 띨 전망이다.
이번 SEC의 결정은 규제 당국이 XRP를 포함한 주요 코인을 제도권 투자 자산으로 인정하는 흐름에 본격 돌입했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갈수록 커지는 제도 금융권의 암호화폐 수요를 반영한 조치로, 시장 전반의 신뢰도 제고와 함께 XRP 가격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