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70년 전통의 섬유기업 키타보(Kitabo Co., Ltd)가 비트코인(BTC)을 자산저장 수단으로 받아들이며 본격적인 암호화폐 시장 진입을 선언했다. 수년간 이어진 재정적 손실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키타보는 총 8억 엔(약 75억 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평균매입법(DCA)을 통해 순차적으로 매수할 계획이다.
회사는 공식 발표에서 “이는 암호화폐 및 실물자산 시장으로의 첫 전면적 진출”이라며, BTC 보유를 통해 기업의 재무 안정성 확보와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 확대를 동시에 꾀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번 자산 매입은 신주인수권 행사로 확보한 자금을 재원으로 활용하며, 키타보는 이후 확보한 비트코인을 활용해 해외 파트너 기업과의 거래나 수익 창출형 대여 사업까지 확장할 방침이다.
키타보의 결단은 일본 내 기업들의 비트코인 전략적 도입 추세와 맥을 같이 한다. 이미 일본 다국적 게임사 넥슨은 1,717개의 BTC(약 2826억 원 규모)를 매수했으며, 일부 결제 수단으로 BTC를 채택한 바 있다. 비트코인 채택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메타플래닛은 호텔업에서 비트코인 자산운용업으로 사업 모델을 전환해 현재 16,352개의 BTC(약 2조 6,033억 원)를 보유하며, 글로벌 비트코인 법인 순위 7위를 기록하고 있다.
키타보는 지난 2024년 회계연도에만 약 1억 1,560만 엔(약 1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나, 비트코인 중심의 재무 전략을 통해 이러한 손실 구조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또한 암호화폐를 활용한 국경 간 거래 효율성 개선과 긴축된 현금흐름 보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일본 기업들의 이 같은 행보는 엔화의 구매력 약화와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서 비트코인을 실질적 가치저장 수단으로 보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드러낸다. 달러, 금과 같은 전통 자산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분산 자산관리 체계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아시아 기업들의 암호화폐 전략이 본격 궤도에 접어들었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흐름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