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의 급등세가 하루 만에 급전직하하며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암호화폐 시장 전체가 조정을 겪는 가운데, 특히 XRP는 하루 만에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하며 93만 달러(약 1,293억 원) 규모의 롱 포지션이 청산돼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안겼다.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XRP는 이더리움(ETH)보다 더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며 단기 강세장을 이끌었다. 지난주에는 한 달간 이어졌던 2.2달러~2.3달러 구간의 횡보를 마감하고 단숨에 3.65달러(약 5,074원)까지 치솟으며 2018년 1월의 사상 최고가(3.4달러)를 갱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시가총액은 일시적으로 2,000억 달러(약 278조 원)를 돌파하며 글로벌 대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도 했다.
그러나 상승세가 지속되던 가운데 불과 12시간 만에 매도 압력이 급격히 유입되며, XRP는 순식간에 3.6달러(약 5,004원)에서 3.05달러(약 4,240원) 아래로 추락했다. 하루 새 기록한 하락폭만 15%에 달하며, 일간 기준으로도 11% 이상 하락한 상태다.
시장 분석업체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XRP 롱 포지션 청산 규모는 9,300만 달러(약 1,293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이더리움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며, 비트코인(BTC)의 청산 규모인 7,000만 달러(약 973억 원)를 웃도는 수치다.
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XRP의 과열된 매수세와 과도한 레버리지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며, 기술적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진단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이번 급락이 단기 급등장에서 흔히 나타나는 ‘청산 러시(liquidation rush)’로, 가격 조정 후 회복 여부가 현재 XRP의 핵심 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 전반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이번 XRP 급락이 시장 전반에 미칠 연쇄 효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레버리지 과다 사용과 유동성 부족 문제는 향후 다른 주요 알트코인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