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의 가격이 고점 부근에서 유지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거래 행태가 거래소별로 뚜렷이 엇갈리고 있다. 바이낸스(Binance) 사용자들은 보유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OKX에서는 차익 실현 움직임이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
암호화폐 애널리틱스 기업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이번 주 비트코인이 12만 달러선(약 1억 6,680만 원)에 근접했을 당시, OKX의 온체인 실현 가격은 9만 7,180달러(약 1억 3,483만 원)로 급상승했다. 이는 수익 실현을 위한 입금이 급증했음을 시사한다. 반면, 바이낸스의 실현 가격은 4만 5,070달러(약 6,262만 원) 수준에 머물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이는 사용자들이 기존 매입 단가를 고수하면서 매도 압력을 자제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경향은 이더리움 시장에서도 동일하게 관찰된다. 현재 ETH는 약 3,570달러(약 496만 원)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나, OKX의 실현 가격은 3,100달러(약 431만 원)로 빠르게 상승했고, 바이낸스는 2,920달러(약 406만 원)로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양 거래소 사용자의 대응 방식이 상반됨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크립토 시장 분석 업체 스위스블록(Swissblock)은 이러한 바이낸스 사용자들의 보유 기반 강화가 보다 견고한 장세 구조를 낳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 회사는 최신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11만 7,400달러(약 1억 6,315만 원)를 지지선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매도세 흡수 후에도 11만 8,000달러(약 1억 6,402만 원)를 상회하고 있어 구조적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알트코인 시장은 비트코인 상승에 따른 후속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으며, 구조적 전환 중에는 리스크 관리 중심의 거래가 유효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스위스블록은 대부분의 알트코인이 아직 ‘디리스크(de-risk)’ 영역에 머물러 있으며, 구조와 모멘텀이 동시에 개선되는 ‘축적(accumulation)’ 구간 진입 전까지는 공격적인 매수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바이낸스의 고래 투자자들이 이처럼 차익 실현 대신 포지션을 유지하는 움직임은 상승 여력에 대한 기대감 혹은 당분간 매도 압박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이전 강세장에서 잦은 차익 실현으로 시장을 압박했던 과거 행태와는 대비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