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4.25~4.50%로 유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비트코인(BTC)은 별다른 변동 없이 11만 7,650달러(약 1억 6,332만 원) 선에서 거래 중이다. 시장은 이번 결정에 비교적 침착하게 반응했지만,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
연준은 미국 내 경제 성장세가 올 상반기 동안 ‘완만하게 둔화됐다’고 평가하면서도, 물가는 여전히 2% 목표치를 넘는 ‘다소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통화정책 기조는 연준이 당분간 ‘긴축 기조 유지’와 ‘하반기 인하 검토’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결정에는 내부분열의 기류도 드러났다. 연준 이사 가운데 미셸 보우만(Michelle Bowman)과 크리스토퍼 월러(Christopher Waller)는 금리 인하를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고, 아드리아나 쿠글러(Adriana Kugler) 이사는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총 9대 2의 투표 결과는 연준 내부에서도 경기 흐름과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이견이 존재함을 시사한다.
또한 연준은 기존에 사용하던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고 있다’는 표현을 삭제하고, 현재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남아 있다는 입장으로 톤을 바꿨다. 이는 시장이 향후 금리 정책을 예측하는 데 있어 여지를 남겨두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러한 정책 발표 이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면서도, 향후 금리 변화가 암호화폐 가격에 어떤 영향을 줄지를 가늠하려는 시장 참여자들의 신중한 태도가 엿보인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명확한 방향성이 제시되기 전까지는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약 68%로, 12월 추가 인하 가능성도 65%로 점치고 있다. 이는 연준이 당장 명확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어도, 시장은 이미 인하 사이클 진입을 반영하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제롬 파월(Jerome Powell) 연준 의장은 "아직 최종 결정된 바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자산군은 금리 인하 시기와 강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준비를 갖추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통화정책의 방향성이 디지털 자산 시장 전반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