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한 달 만에 다시 12만 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에 바짝 다가섰다. 기관투자자의 지속적인 매수세에 힘입은 이번 상승 흐름은 디지털 자산 시장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의 회복을 반영한다.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8월 11일(현지시간) 기준 비트코인은 1개당 12만321달러에 거래되며 전날보다 1.48% 상승했다. 이는 지난달 17일 이후 약 25일 만에 다시 12만 달러 선을 회복한 것이다. 이날 한때는 12만2천300달러를 넘기며 역대 최고가(12만3천200달러)에 성큼 다가서기도 했다.
현재 비트코인의 상승세는 아시아 지역 중심의 매수세에 힘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통신은 기업과 기관투자자들이 가상자산을 자산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을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실제로 가상자산 정보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디지털 자산을 보유자산으로 운용하는 기업들이 현재까지 보유한 비트코인 규모는 약 1천130억 달러에 이른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반등에 구조적인 변화가 숨어 있다고 본다. 디지털 자산 분석 업체 BTC 마켓의 레이첼 루카스 분석가는 “미국의 금 수입에 대한 관세 부과가 금 투자 수요를 일부 잠식했고, 국경 없이 거래 가능한 비트코인이 새로운 가치 저장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내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기관 자금이 시장에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점도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한편, 비트코인 외에도 주요 가상화폐의 가격이 동반 상승 중이다.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같은 시점 4천309달러에 거래되며 2.13% 올랐다. 이는 2021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4천300달러선을 회복한 것으로, 2021년 11월의 최고가인 4천800달러에 근접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더리움 역시 약 130억 달러 규모가 기업 자산으로 매입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오는 9월과 12월 콜옵션에 포지션이 집중된 모습도 확인됐다.
다만, 이 같은 강세 흐름은 일부 대형 코인에 국한되고 있다. 같은 시간 기타 주요 코인인 리플은 0.15% 상승한 3.20달러였지만, 솔라나(-1.28%)와 도지코인(-1.45%)은 하락세를 보였다. 전체 시장 내 종목 간 상승 폭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미국의 금리 정책 변화와 전통 금융기관의 시장 참여 확대 여부에 따라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투자자들이 디지털 자산을 실물 자산이나 금과 같은 대체 투자 수단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중심의 시장 재편이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