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의 하루 거래량이 66% 급감하면서 투자자 사이에서 가격 경고 신호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시장조사 플랫폼 코인마켓캡(CoinMarketCap)에 따르면, XRP의 24시간 거래량은 약 20억 달러(약 2조 7,800억 원)로 전일 대비 3분의 1 수준까지 줄어든 상태다.
다만 특정 요인을 감안하면 이번 거래량 급감이 꼭 이례적인 현상으로만 보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일반적으로 주말에는 거래량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으며, 이 같은 일시적인 거래 부진은 시장 전반의 방향이 뚜렷하게 정해지기 전까지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
실제로 거래량은 줄었지만 고래들의 움직임은 활발했다. 지난 9월 5일, 분석 플랫폼 웨일얼럿(Whale Alert)은 XRP 4,999만 9,989개(약 2,014억 원)가 정체불명의 지갑 간에 이동했다고 밝혔다. 같은 주에는 리플(Ripple)에서 외부 지갑으로 2억 5,000만 개(약 1조 954억 원)가 이체되기도 했다. 9월 3일에도 약 5,000만 개(약 1,955억 원)의 XRP가 전송된 바 있어, 기관이나 고액 투자자들의 수급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XRP 가격은 전일 대비 약 3.03% 상승한 2.89달러(약 4,017원)를 기록하고 있다. 장 초반 한때 2.92달러(약 4,058원)까지 오르며 9월 1일 기록한 최저치 2.69달러(약 3,742원) 대비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기술적으로도 일일 50일 단순이동평균(SMA)을 형성 중인 3.04달러 선을 돌파하면, 향후 3.40달러(약 4,726원)에서 3.66달러(약 5,089원)까지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대로 2.69달러를 하회할 경우 2.20달러(약 3,058원) 지지선 테스트가 불가피할 수 있다.
한편 최근 비트와이즈(Bitwise)는 스위스 대표 거래소 식스(SIX Swiss Exchange)에 현물형 ETP(상장지수상품) 5종을 신규 상장했으며, 이 중에는 XRP에 대한 투자 노출이 가능한 'Bitwise Physical XRP ETP(GXRP)'도 포함돼 있다. ETF와 유사한 구조로 설계된 이 상품은 XRP에 직접 투자하기 어려운 기관들을 겨냥한 상품이다.
단기간 거래량 급감이 반드시 하락 신호로 이어지는 건 아니며, 고래 수급과 유동성 개선 조짐에서 향후 반등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다만 당분간은 투자자들이 시장 방향성에 명확한 신호를 기다리는 분위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