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중동 리스크 완화 기대 속에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파생상품 시장은 여전히 ‘신중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아시아 거래 시간대인 16일 비트코인은 7만4,935달러(약 1억1,020만 원)까지 오르며 24시간 기준 0.7%, 주간 기준 5.4%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S&P500은 0.8%, 나스닥100은 1.4% 상승하며 3월 말 저점 이후 2주간 랠리를 이어갔다.
이번 상승은 미국과 이란이 오는 4월 7일 휴전 만료 이후에도 협상을 연장하기로 ‘원칙적 합의’를 했다는 보도가 영향을 미쳤다.
비트코인 상승, 하지만 파생시장 ‘회의적’
이더리움(ETH)은 주간 8.1% 상승한 2,360달러로 주요 알트코인 가운데 가장 강한 흐름을 보였다. 리플(XRP)은 1.41달러로 3.6% 상승, 도지코인(DOGE)은 0.098달러로 4.8%, 솔라나(SOL)는 85달러로 2.2% 올랐다.
그러나 파생상품 시장의 분위기는 다르다. QCP 캐피털은 현재 비트코인 상승이 ‘현물 주도’일 뿐 전반적인 위험자산 선호 확대와는 거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무기한 선물의 펀딩비는 여전히 마이너스 구간에 머물고 있고, 미결제약정(OI)도 감소했다. 이는 하락에 베팅하는 숏 포지션이 여전히 우세하다는 신호다.
옵션 시장 역시 상승 확신이 부족하다. 단기 변동성은 낮고, 하락 보호 수요가 상승 베팅보다 높은 상태다. QCP는 이를 “추세 전환이 아닌 단기 반등의 전형적인 구조”라고 평가했다.
중동 리스크 ‘해결 아닌 지연’
주식 시장은 사실상 ‘전쟁 종료’를 반영하고 있지만, 다른 자산은 신중하다. 미 국채 장기금리는 큰 변동이 없고, 금 가격은 온스당 4,800달러 수준을 유지했다. 브렌트유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95달러까지 상승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수석 전략가 스티브 소스닉(Steve Sosnick)은 “주식 시장은 걸프전 리스크가 거의 끝났다고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QCP는 핵심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의 60% 농축 우라늄과 미국의 20% 이하 요구 간 격차는 단순한 합의로 해결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더리움 강세, 시장 흐름 바꾸나
이더리움의 상대 강세는 눈에 띄는 변화다. ETH/BTC 비율은 0.0315까지 상승하며 2월 저점(약 0.028) 이후 처음으로 의미 있는 반등을 보였다.
온체인 지표도 개선되고 있다. 1분기 이더리움 네트워크 거래량은 2억 440만 건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스테이블코인 공급량도 1,800억 달러로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시장에서는 다음 하락장에서 이더리움의 방어력을 주목하고 있다. 약세장에서 비트코인보다 선방할 경우 ‘위험자산 순환’ 신호로 해석될 수 있지만, 반대로 더 크게 하락하면 단순한 베타 확대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
결국 이번 비트코인 상승은 ‘휴전 기대’라는 재료에 기반한 단기 반등일 가능성이 크다. 중동 정세와 협상 진전 여부가 확인되기 전까지 시장의 신중한 태도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