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재를 받는 키르기스스탄 기반 가상자산 거래소 그리넥스(Grinex)가 해킹으로 약 1500만달러를 잃으면서, 러시아의 대외 제재 회피에 쓰인 ‘그림자 금융망’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공격은 그리넥스와 밀접하게 연결된 토큰스팟(TokenSpot)까지 동시에 흔들며 단일 공격자가 연결된 인프라 전체를 노렸다는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그리넥스는 해커가 자사에서 약 1500만달러를 탈취했다고 밝혔다. 공격은 토큰스팟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며, 두 거래소의 지갑 활동이 겹치고 서비스 중단 시점도 일치해 사실상 같은 네트워크가 공격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블록체인 분석가들은 탈취에 연루된 지갑이 70개를 넘는다고 봤는데, 이는 그리넥스가 공개한 수치보다 많다.
탈취 자금은 주로 테더(USDT)로, 트론(TRX) 네트워크에서 옮겨진 뒤 탈중앙화 거래소 ‘선스왑’에서 이더리움(ETH)과 트론(TRX)으로 교환돼 한 개의 통합 주소로 모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은 추적을 어렵게 만들기 위한 전형적인 자금 세탁 경로로 해석된다. 토큰스팟 역시 같은 지갑으로 자금을 보내고 잠시 오프라인 상태가 된 정황이 포착되면서, 두 플랫폼의 인프라가 사실상 하나로 연결돼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문도 커지고 있다.
그리넥스는 2024년 12월 키르기스스탄에 설립됐고, 미국 당국이 러시아 연계 거래소 가란텍스(Garantex)를 해체하기 몇 주 전이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그리넥스를 2025년 8월 제재하면서, 이곳이 가란텍스의 ‘직접적 연장선’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소유주, 같은 고객, 같은 인프라를 공유했고, 가란텍스 폐쇄 직후 텔레그램 채널도 이용자들에게 자산을 그리넥스로 옮기라고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란텍스는 제재 대상임에도 폐쇄 전까지 1000억달러가 넘는 거래를 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전체 거래량의 82%가 전 세계 제재 대상과 연결돼 있었던 만큼, 이번 해킹은 단순한 보안 사고를 넘어 제재 우회 통로가 얼마나 취약한지 드러낸 사건으로 읽힌다. 특히 루블 연동 스테이블코인 A7A5가 거래에 쓰인 점은 러시아 자금 흐름과의 연관성을 더 강하게 의심하게 만든다.
그리넥스는 이번 공격을 ‘적대국 특수기관의 체계적 공작’이라고 주장하며 러시아 국내 금융 시스템을 흔들려는 시도라고 맞섰다. 다만 블록체인 정보업체 TRM 랩스는 이 주장을 검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제재 회피용 네트워크가 외부 공격에도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주며, 러시아 관련 가상자산 인프라 전반에 대한 감시가 더 강화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 시장 해석
그리넥스 해킹은 단순 보안 사고를 넘어, 제재 회피를 위한 ‘그림자 금융망’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 사건으로 평가된다. 특히 가란텍스와의 연속성과 러시아 자금 흐름 의혹이 결합되며 규제 리스크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 전략 포인트
중앙화 거래소 선택 시 규제 준수 여부와 보안 수준 검증이 필수다.
제재 관련 리스크가 있는 플랫폼은 अचानक 서비스 중단 및 자산 동결 가능성이 높다.
온체인 자금 흐름 추적이 어려운 구조(Dex 스왑, 다중 지갑)는 위험 신호로 해석해야 한다.
📘 용어정리
OFAC: 미국 재무부 산하 기관으로 제재 대상 지정 및 금융 거래 제한을 담당
스테이블코인(USDT): 달러 가치에 연동된 암호화폐로 자금 이동에 자주 사용됨
Dex(탈중앙화 거래소): 중개자 없이 직접 토큰을 교환하는 거래소 시스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