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켄이 미국 선물거래위원회(CFTC) 규제를 받는 ‘무기한 선물’을 미국 거래자에게 선보일 준비에 들어갔다. 오랫동안 해외 거래소 중심이었던 크립토 파생상품을, 미국 내 규제된 시장 구조로 끌어오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9일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크라켄은 적격 미국 개인·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30일 안에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트노미얼 거래소 상장, 청산은 크라켄 디리버티브스 US가 담당
이번 상품은 크라켄 모회사인 페이워드가 최근 인수한 비트노미얼 거래소(Bitnomial Exchange, LLC)에 상장된다. 비트노미얼은 CFTC가 지정한 계약시장(DCM)이다. 청산은 닌자트레이더 클리어링(NinjaTrader Clearing, LLC)이 맡으며, 이 회사는 ‘크라켄 디리버티브스 US’로도 운영된다. 크라켄은 사용자가 크라켄 프로를 통해 현물, 마진, CME 상장 선물과 함께 무기한 선물을 거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기한 선물은 만기일이 없고, 보통 펀딩비를 통해 현물 가격과 괴리를 줄인다. 크라켄 자료에 따르면 이번 상품도 연속 가격 체계와 8시간 단위 펀딩률을 적용한다. 전통적인 선물과 달리 장기 보유와 단기 매매 모두에 많이 쓰이는 상품인 만큼, 구조가 익숙한 미국 트레이더들의 수요를 끌어올 가능성이 있다.
BTC·ETH 넘어 SOL·XRP·DOGE까지 포함
크라켄은 초기 상장 자산으로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리플(XRP), 에이다(ADA), 체인링크(LINK), 도지코인(DOGE), 라이트코인(LTC), 아발란체(AVAX)를 제시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중심이던 기존 미국 규제 파생상품보다 범위가 넓다.
특히 솔라나, 리플, 도지코인, 아발란체까지 포함된 점은 눈에 띈다. 그동안 이런 종목의 무기한 선물은 주로 해외 거래소에서 활발하게 거래돼 왔기 때문이다. 크라켄의 이번 움직임은 미국 내에서도 알트코인 기반 파생상품 수요가 적지 않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다만 규제 상품이라고 해서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무기한 선물은 레버리지와 변동성이 크고, 펀딩비 변화에도 민감하다. 그럼에도 규제된 국내 거래 환경을 선호하는 기관과 보수적 투자자에게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 중심’ 크립토 파생시장에 변화 신호
크라켄의 행보는 크립토 파생상품이 미국 시장 안으로 조금씩 편입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그동안 글로벌 무기한 선물 시장은 해외 거래소가 주도해 왔고, 크라켄은 2025년 크립토 파생상품 무기한 거래량이 60조 달러를 넘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상당 부분이 규제 밖에서 이뤄졌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이번 출시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다른 거래소들도 규제 파생상품 확대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다. 결국 관건은 유동성이다. 수수료, 펀딩 효율, 체결 속도, 사용 편의성이 맞아떨어져야 실제 거래가 해외 시장에서 옮겨올 수 있다.
미국 크립토 시장은 여전히 규제와 혁신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단계다. 크라켄의 무기한 선물 출시는 그 균형이 점차 ‘규제된 확장’ 쪽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