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의 인공지능(AI) 챗봇 그록(Grok)에서 암호화폐를 사고 빌리는 기능이 열렸다. AI 대화창이 단순 답변을 넘어 결제와 온체인 거래 요청을 처리하는 통로로 넓어지고 있다.
문페이(MoonPay)는 한국시간 1일 결제·지갑 도구 페이박스(PayBox)를 X의 기본 챗봇 그록 안에 연동했다고 밝혔다. 포춘은 이번 서비스가 전 세계에서 제공되며 여러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암호화폐 거래를 지원한다고 전했다.
이용자는 그록 대화창에서 암호화폐 거래를 요청하고, 페이박스가 준비한 거래를 패스키로 승인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이동할 수 있다. 문페이는 발표문에서 “그록이 거래를 준비한다. 사용자가 패스키로 승인한다. 돈이 이동한다”고 밝혔다.
패스키 승인은 비밀번호 대신 기기와 생체인증, 보안키 등을 활용해 사용자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그록이 거래를 직접 실행하기보다 사용자의 명시적 승인을 거치도록 설계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번 연동은 암호화폐 매수 기능에 그치지 않는다. 이용자는 솔라나(SOL) 기반 대출 프로토콜 카미노(Kamino)를 통해 서클(Circle)이 발행한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유에스디코인(USDC) 수익화 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대출과 예치 기능은 기존 디파이 시장을 대화형 인터페이스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AI가 금융 위험을 없애는 것은 아니며, 실제 이용 가능 여부는 지역과 자산별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페이박스는 암호화폐 밖의 결제 업무도 처리한다. 그록에 항공권 예약이나 식당 예약을 요청하는 기능도 포함됐다.
문페이는 최근 적격 이용자가 챗지피티(ChatGPT)나 클로드(Claude)를 통해 암호화폐 대출과 예치를 관리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했다. 포춘은 이 기능이 미국, 영국, 유럽연합, 호주 밖의 이용자로 제한된다고 전했다.
문페이는 7월 기업과 기관이 200개가 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디지털 자산을 거래하고 이동할 수 있는 플랫폼을 내놨다. 그보다 5개월 전에는 AI 에이전트가 지갑을 관리하고 암호화폐를 거래할 수 있도록 돕는 개발자 도구도 공개했다.
페이박스는 AI 에이전트가 결제와 온체인 거래를 요청할 때 권한과 승인을 관리하는 도구다. 사용자가 앱을 옮겨 다니며 지갑, 결제, 예약 기능을 따로 실행하던 구조를 대화형 요청으로 묶는 방향이다.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AI 에이전트가 결제와 거래를 직접 준비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코인베이스($COIN)는 2025년 5월 AI 에이전트 결제 표준 엑스402(x402)를 발표했고, 스트라이프(Stripe), 비자(Visa), 마스터카드(Mastercard), 서클도 AI 기반 결제 도구를 내놨다.
본지는 앞서 AI 에이전트가 유에스디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는 기능을 코인베이스가 지원한 사례를 전했다. 스테이블코인 경쟁의 기준이 발행량과 거래소 유동성에서 지갑, 정산 속도, 개발자 도구, 소액 결제 경험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내용이다.
또 AI 에이전트에 주문 권한을 여는 거래소 사례도 다뤘다. 거래소와 결제 기업 모두 AI가 외부 도구를 호출하고 사용자가 권한을 통제하는 구조를 실험하고 있다.
한국 이용자 관점에서 핵심은 접근성보다 승인 구조와 책임 범위다. 그록 안에서 암호화폐 매수와 대출 요청이 가능해져도 실제 거래는 사용자의 패스키 승인과 각 서비스의 이용 가능 지역, 자산별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