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용품 대기업 프록터앤드갬블(PG)이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돌입한다. 이 회사는 향후 2년간 비제조 부문 직원 약 7,000명을 감원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할 계획이다. 전체 비제조 인력의 약 15%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 5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열린 업계 콘퍼런스에서 안드레 슐텐 CFO는 프록터앤드갬블이 다음 회계연도부터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시작하며, 브랜드 포트폴리오와 공급망 효율화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일부 브랜드군에서 철수할 가능성과 함께 디지털화 및 자동화 전략을 통해 조직을 간소화하고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 담겼다. 이번 구조조정에 따른 예상 비용은 약 10억~16억 달러(약 1조 4,400억~2조 3,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슐텐 CFO는 “더 넓은 시장 성장 기회를 마련하는 동시에 조직은 더 작고 민첩하게 만들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직원 개개인이 보다 의미 있고 효율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디지털 기술을 적극 도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어떤 브랜드 또는 사업부에서 철수 또는 매각이 이뤄질지는 7월 29일로 예정된 차기 분기 실적 발표에서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발표는 단지 구조조정에 그치지 않는다. 프록터앤드갬블은 현재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 변화에 따른 실적 영향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회사는 오는 2026 회계연도 전체에 걸쳐 관세로 인해 약 6억 달러(약 8,640억 원)의 세전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오는 4분기 주당순이익(EPS)은 3~4센트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록터앤드갬블은 지난 4월 발표된 실적에서 기대치를 웃도는 순익을 기록했지만 매출은 전망치에 미치지 못했으며, 연간 가이던스도 하향 조정한 바 있다. 그럼에도 회사 주가는 발표 당일 큰 변동 없이 안정세를 유지했으며, 연초 대비 주가 하락폭도 1% 수준으로 제한적이다.
이번 대규모 구조조정은 글로벌 소비재 기업들이 변화하는 시장 환경과 무역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조직의 유연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