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퓨얼셀이 미국 시장 확대를 중심으로 중장기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지만, 당분간 국내 수익성 악화로 영업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증권가의 평가가 다소 보수적으로 바뀌었다.
유진투자증권은 10월 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두산퓨얼셀의 투자의견을 기존의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 수출과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라인업 추가 등으로 향후 수익 확대 가능성은 열려 있으나, 최근 국내 시장에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점이 단기 실적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2024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연속된 영업손실이 우려 요인으로 떠올랐다. 보고서를 작성한 한병화 연구원은 올해 3분기 두산퓨얼셀의 별도 기준 매출액이 1천90억 원, 영업손실은 143억 원으로, 기존 시장의 기대치였던 매출 1천690억 원, 손실 52억 원을 큰 폭으로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 기준으로도 매출 5천442억 원, 영업손실 393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돼, 당초 예상을 밑돌 전망이다.
이러한 실적 악화의 주된 원인은 연료전지 핵심 부품인 스택(stack) 교체 비용의 증가와 가격 경쟁 심화로 인해 판매단가 인상이 제한된다는 점이다. 여기에 신규 구축 중인 SOFC 생산설비의 고정비 부담과 낮은 생산 수율이 겹치면서 고정비용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최소 수년 간 적자 구조를 지속시킬 수 있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다만 장기적으로 기대를 모으는 미국 수출은 아직 현실적인 수익전환 시기가 명확하지 않다. 유진투자증권은 관련 계약이 올해 연말 또는 내년 초 확정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따른 매출 반영은 2027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와 달리 미국은 수소 산업 성장 속도가 빠르고 친환경 수소 중심 정책보다는 다양한 연료원 활용에 개방적인 편이기 때문에, 미국 진출은 두산퓨얼셀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에서는 정부의 수소 정책이 그린수소(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수소) 중심으로 바뀌고 있어, 두산퓨얼셀처럼 회색수소 및 혼합 수소 기반 기술 위주의 기업들은 과도기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단기간 내 실적을 회복하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시장 환경에 적응하며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로서는 뚜렷한 실적 개선 신호가 보이지 않지만, 미국 시장에서의 실질적인 수출 확대가 가시화되고 국내외 정책 변화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면, 향후 기업가치가 재평가될 여지는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러한 흐름은 새로운 시장 진입과 함께 수익구조가 개선되는 시점에 다시 회복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