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북미 경영 전면에 나섰다…SK, 미국 중심 전략 재정비

연합뉴스

2025.11.14 (금) 18:40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 법인 경영에 본격 참여하며 북미 시장 전략 강화에 나섰다. 반도체와 AI 중심 기술 패권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최태원, 북미 경영 전면에 나섰다…SK, 미국 중심 전략 재정비 / 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 내 핵심 계열사들의 회장과 이사회 의장직을 추가로 맡게 되면서, SK가 북미 시장에서 본격적인 경영 강화에 나섰다. 글로벌 경영 환경이 급변하면서 미국 법인의 전략적 역할이 커진 데 따른 결정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9월부터 SK아메리카스 이사회 의장과 SK하이닉스 아메리카 회장직을 맡고 있다. SK아메리카스는 SK그룹의 북미 지역 전략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법인이다. 반도체, 인공지능, 배터리 등 그룹의 핵심 사업과 관련한 미국 정부와의 협력, 현지 멤버사의 투자 및 운영 조율 등을 총괄하고 있다.

또 다른 축인 SK하이닉스 아메리카는 SK그룹의 서부 지역 최대 거점으로, 미국 내 빅테크 기업들과의 전략적 협력을 주도하고 있는 곳이다. 인공지능 기술 혁신과 미래 기술 상용화를 위한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최 회장의 직접적인 경영 참여는 이 분야의 중장기 전략 수립에 영향력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 회장은 이와 같은 변화에 발맞춰, 지난해 9월부터 맡았던 솔리다임(Solidigm) 이사회 의장직에서는 지난 7월 공식적으로 물러났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을 인수해 설립한 미국 캘리포니아 기반의 자회사로, 기업용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시장에서 AI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수요 증가에 따라 빠르게 성장해왔다.

최 회장은 재임 기간 동안 고용량 SSD 제품 전략을 강화하고 체질 개선을 단행하며, 적자 상태였던 회사를 흑자로 전환시킨 바 있다. 이후 기업용 저장장치 수요가 급증세를 보이자 솔리다임의 실적 전망도 크게 개선됐고, 이에 따라 최 회장은 경영 비중을 북미 전략 법인 중심으로 옮긴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결정은 북미 시장에서 반도체 중심의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SK그룹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과 기술 공급망 재편 속에서, 그룹 최고경영자의 직접적 리더십이 투입됐다는 점은 향후 SK의 글로벌 사업 확장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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