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법원에서 위법 판단을 받은 관세의 환급 절차를 시작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환급을 신청하지 않는 기업들을 기억하겠다고 밝히며 기업들의 대응에 다시 정치적 긴장감을 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CNBC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애플과 아마존 같은 대기업들이 관세 환급을 시도하지 않고 있다는 질문을 받고,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자신을 매우 잘 아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급을 신청하지 않는 기업들은 자신이 기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단순한 행정 절차를 넘어, 기업들이 백악관과의 관계를 의식해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번 환급은 미국 대법원이 상호관세가 위법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미 세관국경보호국은 전날부터 약 1천660억달러, 우리 돈 약 245조원 규모의 관세를 돌려주기 위한 온라인 환급 시스템을 가동했다. 미 세관국경보호국이 미 국제무역법원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환급 대상 수입업체는 33만개, 전체 수입 건수는 5천300만건에 이른다. 대상 규모가 워낙 방대해 실제 환급 과정은 상당한 시간과 행정 비용이 수반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법원 판단으로 제동이 걸린 관세 정책을 사실상 다른 경로로 되살리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방식으로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며 결국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무역법 301조 같은 대체 수단을 활용해 대법 판결 이전 수준의 관세 체계를 복원하겠다는 뜻으로, 환급이 이뤄지더라도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 자체가 약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통화정책과 대외 경제 현안에도 강한 입장을 내놨다. 그는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차기 의장 후보자가 상원 인준을 거쳐 임명된 뒤 곧바로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실망할 것이라며,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금리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제롬 파월 현 연방준비제도 의장을 겨냥해 연준 청사 개보수 비용 과다 지출 의혹을 계속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인공지능 기업 앤트로픽과는 최근 백악관에서 좋은 대화를 나눴다며 관계 개선 가능성을 내비쳤고, 아랍에미리트와의 통화 스와프 체결 가능성에 대해서도 비정상적인 시기라며 지원 의사를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미국이 관세, 금리, 기술, 중동 지원 문제를 하나의 경제안보 틀 안에서 함께 다루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