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이 2026년 1분기 1조2천1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2015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공식 통합 이후 가장 좋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늘어난 수치로, 직전 분기인 2025년 4분기와 비교하면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이어지고 환율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도 있었지만, 은행을 중심으로 한 이자이익 확대와 수수료 기반 수익 증가가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하나금융지주는 24일 공시를 통해 이런 실적을 발표했다. 그룹의 1분기 이자이익은 2조5천53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2% 증가했다. 핵심 배경은 순이자마진, 즉 예대금리 차이에서 남기는 수익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엔아이엠(NIM)이 개선된 데 있다. 그룹 순이자마진은 1.82%로 지난해 1분기보다 0.13%포인트, 전 분기보다 0.04%포인트 올랐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5천836억원으로 11.9% 줄었는데,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 환산 손실과 시장금리 상승으로 채권 운용 성과가 둔화한 영향이 컸다. 다만 수수료이익은 6천678억원으로 28.0% 급증해 자산관리와 비은행 계열사 영업력 확대가 일정 부분 이를 보완했다.
핵심 자회사인 하나은행의 역할이 특히 컸다. 하나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1조1천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 증가했다.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환산손실 823억원, 특별퇴직비용 753억원 같은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는데도 기업대출 확대, 외환 관련 수수료와 자산관리 수수료 증가, 퇴직연금 적립금 확대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하나은행의 이자이익은 2조1천843억원으로 12.8% 늘었고, 수수료이익도 2천973억원으로 19.1% 증가했다. 은행의 순이자마진 역시 1.58%로 전 분기 1.52%, 지난해 1분기 1.48%보다 높아졌다. 증권 부문도 힘을 보탰다. 하나증권은 자산관리와 투자은행 부문 성장에 힘입어 1분기 순이익 1천33억원을 기록해 1년 전보다 37.1% 늘었다. 하나카드는 575억원, 하나캐피탈은 535억원, 하나생명은 79억원, 하나자산신탁은 6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다만 수익이 좋아진 것만큼 자산건전성은 다소 약해진 모습이다. 1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80%로 전 분기 0.72%, 지난해 같은 기간 0.70%보다 높아졌다. 고정이하여신은 회수 가능성이 낮아진 부실 우려 여신을 뜻하는데, 이 비율이 오르면 건전성 부담이 커졌다고 해석한다. 연체율도 0.61%로 전 분기보다 0.09%포인트,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02%포인트 상승했다. 보통주자본비율(CET1·위기 때 손실을 흡수할 수 있는 핵심 자본의 비율) 추정치는 13.09%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5%포인트 낮아졌고,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 추정치는 15.21%로 제시됐다. 반면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91%로 0.29%포인트 상승해 자본 활용 효율성은 개선됐다.
하나금융은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주주환원도 확대하고 있다. 이사회는 이날 2026년 1분기 주당 1천145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고, 이는 지난해 평균 주당 배당금보다 11.6% 늘어난 수준이다. 또 연초 발표한 4천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의 이행 차원에서 2천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도 의결했다. 금융권에서는 금리와 환율 변동, 경기 둔화 가능성 같은 대외 변수 속에서도 은행의 이자 기반 수익과 비은행 부문의 수수료 수익 다변화가 실적을 좌우하는 흐름이 더 뚜렷해지고 있다고 본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건전성 관리와 주주환원 확대가 얼마나 균형 있게 이어지느냐에 따라 금융지주의 기업가치 평가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