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2026년 5월부터 총 1조3천68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운전자금을 공급하면서, 환율 급등과 대외 불확실성으로 자금 사정이 악화한 지역 기업의 경영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부산시는 6일 이런 내용의 자금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운전자금은 기업이 원자재를 사들이거나 인건비와 임차료를 지급하는 등 일상적인 경영 활동에 쓰는 자금인데, 최근처럼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수출입 여건이 흔들릴 때는 중소기업의 자금 압박이 먼저 커지는 경우가 많다. 시는 이런 자금 공백을 메워 기업이 생산과 판매를 중단하지 않고 경영을 이어가도록 뒷받침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번 지원에는 만기 부담을 늦춰주는 조치도 포함됐다. 올해 안에 대출 만기가 돌아오는 운전자금 이용 기업은 원금 상환을 6개월 유예받을 수 있고, 그 기간에는 1.0~2.5%의 이차보전도 지원받는다. 이차보전은 지방자치단체가 대출이자의 일부를 대신 부담해 기업의 실제 이자 비용을 낮춰주는 방식이다. 금리 수준이 여전히 기업에 부담이 되는 상황에서, 당장 현금 유출을 줄여 숨통을 틔워주겠다는 의미가 있다.
자금이 필요한 기업은 부산경제진흥원의 심사를 거쳐 추천서를 발급받은 뒤, 14개 시중은행에 제출하면 된다. 별도로 부산시는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지역본부, 비엔케이부산은행과 함께 원자재 공동구매 전용 특화 금융지원 방안도 마련해 1천억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공급할 예정이다. 기업별 지원 한도는 최대 8억원이고, 지역에 뿌리를 둔 명문 향토기업은 최대 10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 원자재를 공동구매하면 구매 단가를 낮출 수 있어, 금융지원과 비용 절감 효과를 함께 노리는 구조다.
부산시는 앞서 글로벌 경제 여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특별자금 2천억원과 환율케어 특별자금 2천억원을 공급했고, 지역 내수 회복과 골목상권 지원을 위해 8천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자금도 지원하고 있다. 김봉철 부산시 디지털경제실장은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기업 경영 부담이 커진 점을 고려해 자금 지원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지방정부가 정책금융 공급을 늘리는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수출 비중이 높고 원자재 가격과 환율 변화에 민감한 부산 지역 산업 구조를 감안하면, 앞으로도 만기 연장과 이자 지원 같은 유동성 대책이 지역 경제 방어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