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총 6천억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가 5월 22일부터 6월 11일까지 은행과 증권사를 통해 판매된다. 정부는 첨단전략산업에 민간 자금을 유입시키면서도 투자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재정 지원과 세제 혜택을 결합한 구조를 내놨다.
금융위원회는 6일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의 자펀드 운용사 10곳 선정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 펀드는 국민 자금 6천억원과 정부 재정 1천200억원을 합쳐 모펀드를 만든 뒤, 이를 다시 10개 자펀드에 나눠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가장 큰 특징은 자펀드에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 정부 재정이 최대 20%까지 먼저 손실을 부담하는 점이다. 여기에 소득공제는 최대 40%, 한도는 1천800만원까지 적용되고, 배당소득에는 9% 분리과세가 적용돼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실질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장치가 함께 마련됐다.
투자 대상은 반도체, 이차전지, 수소, 미래차, 바이오, 인공지능 등 이른바 국가 전략산업 분야다. 각 자펀드는 결성 금액의 60% 이상을 이런 분야 기업에 투자해야 하고, 이 가운데 30% 이상은 비상장기업이나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사에 신규 자금을 공급하는 형태로 집행해야 한다. 쉽게 말해 이미 시장에서 거래되는 대기업 주식에만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 가능성은 높지만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혁신기업에도 자금이 흘러가도록 설계한 것이다. 다만 코스피 투자 비중은 주목적 투자로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도 10% 이내로 제한해 정책 자금의 성격을 분명히 했다. 나머지 40%는 운용사가 시장 상황에 맞춰 비교적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다.
판매는 시중은행 10개사와 증권사 15개사에서 선착순으로 진행된다. 전체 판매액의 20%인 1천200억원은 근로소득 5천만원 이하 서민에게 2주 동안 우선 배정된다. 세제 혜택을 받으려면 전용 투자계좌로 가입해야 하며, 가입 대상은 19세 이상이거나 15세 이상 근로소득자다. 다만 직전 3개년 가운데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었던 사람은 전용계좌에 가입할 수 없다. 전용계좌 투자 한도는 5년간 2억원, 연간 1억원이며, 일반계좌로도 연 3천만원까지 가입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세제 혜택은 없다.
투자자들은 혜택만큼 제약 조건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이 상품은 5년 동안 중도 환매가 불가능하고, 추후 거래소에 상장되더라도 거래가 활발하지 않으면 사실상 만기까지 자금이 묶일 수 있다. 또 3년 안에 양도하면 세제 감면분이 다시 추징된다. 금융위원회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상품이어서 기대수익률을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가 손실 일부를 먼저 부담하고 세제 혜택을 더하는 만큼 일반 투자자의 체감 수익률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운용사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성과보수 기준수익률은 5년 누적 30%로 설정했고, 자펀드 운용사도 결성금의 1% 이상을 후순위로 출자하도록 했다. 운용판매 관련 총보수는 연 1.2% 수준이며 온라인은 연 1.0%, 공모펀드 운용사와 자펀드 운용사 보수는 각각 연 0.6% 안팎이다. 이 같은 흐름은 정부가 재정 마중물과 세제 지원을 활용해 전략산업 투자 기반을 넓히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장기 자금이 묶이는 구조인 만큼 실제 흥행 여부는 투자자들이 위험과 보상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