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도시보증공사가 2026년 안에 빌라 시세와 전세 안전성 정보를 공개하는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전세사기에 취약한 비아파트 시장의 정보 공백을 줄이기로 했다.
최인호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은 7일 세종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립·다세대주택 같은 비아파트의 시세를 지도 기반으로 보여주는 ‘HUG 안심빌라 시세’를 연내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아파트는 실거래 자료와 시세 정보가 비교적 풍부하지만, 빌라는 표준화된 가격 정보가 부족해 세입자가 적정 가격을 가늠하기 어려웠다. 이 틈을 타 임대인이 감정평가액을 실제보다 높게 잡거나 전세보증금을 과도하게 책정하는 방식의 전세사기에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자체적으로 보유한 감정평가 데이터와 실거래 정보를 결합해 지역별·연식별 적정 시세를 산출할 계획이다. 쉽게 말해, 비슷한 입지와 준공 연한을 가진 빌라들의 가격 수준을 공공기관이 일정 기준으로 정리해 일반 국민에게 보여주겠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평균 보증금액, 선순위채권 금액 등도 함께 분석해 전세 매물의 위험도를 가늠할 수 있는 ‘HUG 인증 우량전세’ 서비스도 추진한다. 지역 평균 부채비율보다 낮은 저위험 매물에는 인증마크를 부여하고, 민간 프롭테크 기업과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연계해 관련 애플리케이션에서도 확인할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주택 거래와 분양 과정에서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정보 서비스도 넓히기로 했다. 건설공사 진행 정보를 숫자로만 보여주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골조 공사 등 주요 단계별 상황을 3차원 그래픽으로 시각화해 제공하는 서비스도 개발한다. 분양 계약자는 공정률이라는 추상적 수치 대신 실제 공사가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는지 더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최 사장은 주택도시보증공사가 700억개에 이르는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며, 우선 임차인 보호와 수분양자 보호에 직접 도움이 되는 정보부터 서비스화하고 국가승인통계 인증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보증 상품과 주택 공급 기능도 함께 확대된다. 그동안 법령 미비 등으로 보증 사각지대에 놓였던 주거재생혁신지구의 이주비·분담금 대출, 공공정비사업의 사업비 대출, 노인복지주택 임대보증금, 신탁 방식 분양주택의 비용상환청구권 유동화 등을 위한 보증상품을 연내 내놓을 계획이다. 또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전세보증금을 대신 변제한 주택을 경매 등으로 확보해 낮은 임대료로 공급하는 든든전세주택은 올해 3천가구 이상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주택도시기금과 민간 자금을 바탕으로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공공지원 민간임대리츠의 출자 심사 속도를 높여 2030년까지 2만1천가구 착공에 필요한 기금 출자 승인을 추진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번 구상은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단순히 보증 업무를 맡는 기관을 넘어, 정보 제공과 공급 지원까지 맡는 주거 안전망 기관으로 역할을 넓히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특히 비아파트 시세의 공공 기준이 만들어지면 세입자가 계약 전에 위험 신호를 더 쉽게 파악할 수 있고, 시장에서도 전세 가격의 과도한 부풀리기가 다소 억제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실제 효과는 데이터의 정확성과 현장 반영 속도, 민간 플랫폼과의 연계 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연내 출시 이후 이용 편의성과 신뢰도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