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은행인 제이피모건체이스가 25일(현지시간) 핵심 경영진 인사를 단행하면서,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의 후계 구도가 두 명의 유력 후보 중심으로 좁혀지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트로이 로어보와 더그 페트노의 사장 승진이다. 두 사람은 그동안 상업·투자은행 부문 공동대표를 맡아왔는데, 이번 조정으로 페트노는 상업·투자은행 부문 단독 대표를, 로어보는 소비자·커뮤니티은행 부문 대표를 각각 맡게 됐다. 은행 안에서 가장 중요한 수익 축으로 꼽히는 두 사업부를 나눠 책임지게 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직함 변경이라기보다 차기 최고경영자 검증 단계에 가까운 인사로 해석된다.
반면 차기 수장 후보군으로 꾸준히 거론돼온 매리언 레이크 소비자·커뮤니티은행 부문 대표는 인수인계를 마친 뒤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 이로써 후계 경쟁의 폭은 한층 좁아졌다. 월가에서는 이번 결정이 다이먼 체제 이후를 준비하는 이사회의 구체적인 신호라고 보고 있다. 제이피모건체이스도 성명에서 이번 승진이 최고위층 리더십을 안정적으로 이어가기 위해 이사회가 진행해온 승계 계획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다이먼 최고경영자도 이번 발표를 두고 이사회의 신뢰가 반영된 결과라고 밝혔다. 그는 2005년부터 약 20년 동안 회사를 이끌며 제이피모건체이스를 미국 최대 은행의 위치에 올려놓은 인물이다. 금융위기와 고금리, 지역은행 불안 같은 굵직한 변곡점마다 영향력을 보여왔기 때문에, 그의 후임이 누가 되느냐는 미국 금융시장 전체의 관심사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대형 은행의 최고경영자 승계는 단순한 인사 문제가 아니라 위험관리, 투자 전략, 소비자금융 확대 방향까지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시선이 집중된다.
다이먼 최고경영자는 그동안 자신의 잔여 임기를 묻는 질문에 오랫동안 “5년”이라고 답해왔지만, 2024년에는 “더는 5년이 아니다”라고 말해 승계 작업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키운 바 있다. 다만 구체적인 퇴임 시점은 여전히 공개하지 않았고, 물러난 뒤에도 이사회 의장직은 계속 맡을 뜻을 밝혀왔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제이피모건체이스는 당장 최고경영자 교체에 나서기보다, 두 후보에게 각자 대형 사업부를 맡겨 실적과 조직 장악력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차기 리더를 가려낼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미국 대형 금융사의 승계 전략과 지배구조 논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