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플라이트(Frank Flight) 시타델증권(Citadel Securities) 매크로 전략 담당이 미국 국채에 대한 시각을 강세 쪽으로 돌렸다. 장기물 숏 포지션 쏠림과 7월 물가 둔화가 금리 하락 쪽 위험을 키웠다는 판단이다.
시타델증권은 8월 25일 공개한 ‘Out of the Woods? A More Constructive Outlook for Fixed Income’ 문서에서 장기 금리가 낮아지는 쪽으로 위험의 비대칭성이 기울었다고 밝혔다. 근거로는 △중앙은행 신뢰 훼손 우려의 과대평가 △장기물 포지션 과밀 △성장·통화정책 지표 조합을 들었다.
이번 전환은 갑작스러운 낙관론이라기보다 기존 판단을 다시 조정한 흐름에 가깝다. 플라이트는 3월 16일 미국 채권에 대해 중립으로 돌아섰고, 6월 16일에는 물가 압력이 다시 커질 위험을 경계했다. 7월 1일 문서에서는 올해 두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기본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핵심은 선물시장의 숏 포지션이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8월 18일 집계에서 10년물 국채선물 레버리지펀드 숏 포지션은 258만1,332계약으로 나타났다. 초장기 국채선물 숏 포지션도 95만3,684계약이었다.
국채선물은 장래 특정 시점에 국채를 약속한 가격으로 사고팔기 위한 파생상품이다. 선물 가격과 시장금리는 대체로 반대로 움직인다. 가격 하락에 베팅한 숏 포지션이 한쪽으로 몰리면, 가격이 반대로 움직일 때 되사기 수요가 붙어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물가 지표도 판단 변화의 배경이 됐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은 7월 CPI-U가 전월 대비 0.1%, 전년 동월 대비 3.4% 올랐다고 8월 12일 밝혔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2.5%로, 6월 2.6%보다 낮아졌다. 에너지 지수는 전월 대비 1.5% 하락했다.
플라이트의 판단은 물가가 빠르게 목표치로 복귀했다는 선언은 아니다. 다만 7월 지표만 놓고 보면 급반등보다 둔화 쪽에 가까웠고, 이 흐름이 과밀한 숏 포지션과 맞물리면 장기금리 하락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반대편 변수도 남아 있다. 미국 재무부는 8월 19일 10년물에서 30년물 구간의 장기채 유동성 지원 매입 규모를 회당 최대 20억 달러에서 최소 40억 달러(약 5조5,258억원)로 늘린다고 밝혔다. 확대 조치는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 적용된다.
재무부의 바이백은 정부가 시장에서 유통 중인 국채를 다시 사들이는 조치다. 통상 시장 유동성을 보강하고 특정 만기 구간의 거래 부담을 낮추는 장치로 활용된다. 다만 장기금리 자체를 정책적으로 고정하는 수단으로 읽힐 경우 시장 신뢰 논란을 부를 수 있다.
이 조치를 둘러싼 평가는 갈렸다. 로이터는 재무부 조치가 즉각적인 안도는 줬지만 인플레이션, 통화정책 불확실성, 큰 재정적자를 바꾸지는 못한다고 전했다. 스탠리 드러켄밀러(Stanley Druckenmiller)는 재무부의 장기채 매입 확대를 “price management”이자 “a mistake”라고 비판했다.
장기 국채 금리는 미국 기업채, 모기지, 스왑 등 금리 연동 시장의 기준점으로 작동한다. 장기물 가격 신호가 흔들리면 위험자산의 할인율과 달러 유동성 해석도 함께 바뀐다. 본지는 앞서 미 재무부의 장기 국채 바이백 확대가 비트코인(BTC) 등 위험자산에도 금리와 달러 유동성 변수로 작용한다고 보도했다.
가상자산 시장에서 이번 사안은 국채 자체의 매매 판단을 넘어 거시 변수로 읽힌다. 금리가 낮아지면 위험자산의 평가 부담이 일부 줄 수 있지만, 재정적자와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동시에 남아 있으면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 비트코인 가격 흐름이 미국 국채 매입 논란과 맞물린 흐름도 앞선 보도에서 다뤄졌다.
시타델증권의 이번 문서는 투자 조언이 아니라 기관용 거시 전략 자료다. 플라이트가 제시한 논리는 장기물 숏이 과도하게 쌓인 구간에서 금리 하락 가능성을 따진 것이다. 재정적자와 정책 불확실성을 이유로 한 반론은 여전히 남아 있다.
확인된 다음 일정은 재무부의 장기채 유동성 지원 매입 확대 적용이다. 회당 최소 40억 달러 규모의 바이백은 9월 9일부터 시작돼 11월 4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