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주택금융공사가 8억유로(약 1조2800억원) 규모의 유로화 커버드본드 발행을 확정했다. 하반기 국내 금융기관의 유럽 조달 시장 재개를 알리는 거래다.
연합인포맥스는 주금공이 24일 유럽 장 개시 뒤 유로화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 발행을 위한 북빌딩에 나서 8억유로 조달을 확정했다고 전했다. 트랜치는 3년 만기 고정금리부채권이며, 발행 형태는 소셜본드다.
발행 스프레드는 유로화 미드스와프에 17bp를 더한 수준으로 정해졌다. 최초제시금리는 24bp였지만 주문이 발행액의 3배가량 들어오면서 가산금리가 낮아졌다.
북빌딩 개시 30여분 만에 발행 예정액을 웃도는 수요가 들어온 점도 이번 거래의 특징으로 꼽혔다. 다양한 유럽 기관이 참여하면서 기존 조달보다 투자자 저변이 넓어진 것으로 평가됐다.
이번 발행은 시장 물량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졌다. 주금공 북빌딩 당일에만 유로화 커버드본드 투자자 모집이 6곳에서 진행됐다.
여름 휴가철 이후 시장이 재개되면서 기관투자자의 매수 여력이 회복된 점이 수요를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유럽 시장금리 상승으로 채권 수익률 매력이 커진 점도 투자자 수요를 키운 배경으로 거론된다.
커버드본드는 발행기관과 담보자산에 대해 이중상환청구권이 붙은 채권이다. 투자자는 발행기관에 상환을 청구할 수 있고, 문제가 생기면 별도로 묶인 담보자산에서도 상환 재원을 찾을 수 있다.
이 구조는 주택저당증권(MBS)이나 일반 선순위채와 다르다. 통상 담보자산의 안정성과 발행기관 신용이 함께 평가되기 때문에 장기 조달 수단으로 활용된다.
주금공의 유로화 커버드본드 조달은 국내 원화 조달 여건과도 맞물려 있다. 국내 채권시장은 기준금리 인상 경계감 등으로 투자 심리가 약해졌고, MBS 미매각 사례도 나타났다.
국내에서 최고 신용등급을 보유한 공기업도 채권 입찰 뒤 발행 물량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금공은 유럽 커버드본드 시장을 활용해 원화 기준 조 단위 자금을 마련했다. 이번 발행물은 원화 조달보다 낮은 금리를 형성해 비용 부담을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주금공은 2018년 한국물 최초로 유로화 커버드본드를 발행했다. 당시 유럽 역내 발행물과의 금리 차이는 50bp 수준까지 벌어졌으나, 이번 발행에서는 10bp대 수준으로 좁혀졌다.
주금공의 유럽 조달은 유럽 커버드본드 시장에서 제3국 동등성 논의가 한국 금융기관의 유로화 조달 여건과 맞물린다는 본지 보도와도 이어진다. 유럽 역내 발행물과 유사한 규제상 대우를 받을 수 있는지가 향후 조달 비용과 투자자 기반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후속 발행사도 대기 중이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은 유로화 커버드본드 발행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본지도 앞서 주금공의 이번 유로화 발행 뒤 두 은행의 조달 준비가 이어진다고 전했다.
다만 유럽 커버드본드 시장 활황을 겨냥한 역내외 발행 대기 물량이 늘어난 점은 이후 발행 조건을 가를 요인이다. 캐나다와 싱가포르 등 역외 커버드본드 발행사의 물량도 다음 주까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주금공 커버드본드는 국제 신용등급 최고 등급인 ‘AAA’를 받고 있다. 이는 주금공 자체 신용등급인 무디스 기준 ‘Aa2’보다 2노치 높은 수준이다. 이번 딜은 BNP파리바, 크레디아그리콜, DZ뱅크, ING, 나티시스, 소시에테제네랄이 주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