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진흥공사와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달러채 시장 밖에서 약 1조7000억원 규모의 외화 조달을 확정했다. 해진공은 대만 포모사본드로 3억 달러(약 4152억원)를, 주금공은 유럽 커버드본드로 8억 유로(약 1조2800억원)를 각각 확보했다.
연합인포맥스는 두 기관이 24일 북빌딩을 거쳐 발행을 확정했다고 25일 보도했다. 국내 초우량 발행사가 달러 중심의 글로벌본드 시장과 별도로 이종통화 시장에서 투자자를 찾는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해진공이 발행한 포모사본드는 대만 자본시장에서 해외 기관이 대만달러가 아닌 통화로 찍는 채권이다. 이번 채권은 5년 만기 변동금리부채권이다.
가산금리는 SOFR에 70bp를 더한 수준으로 정해졌다. 최초제시금리는 95bp였으나 발행액의 2배를 넘는 수요가 확인되면서 금리가 낮아졌다.
해진공의 국제 신용등급은 무디스 기준 ‘Aa2’다. 이번 발행은 크레디아그리콜과 JP모건, 소시에테제네랄이 주관했다.
주금공은 3년 만기 고정금리 유로화 커버드본드로 8억 유로를 조달했다. 가산금리는 유로화 미드스와프에 17bp를 더한 수준이다.
주금공도 최초제시금리 24bp에서 출발했으나 북빌딩에서 발행액의 3배가량 주문을 모으며 스프레드를 낮췄다. 이 채권은 소셜본드 형태로 발행됐다.
커버드본드는 발행기관과 담보자산에 대해 이중상환청구권이 붙은 채권이다. 투자자는 발행기관에 상환을 청구할 수 있고, 문제가 생기면 별도 담보자산에서도 상환 재원을 찾을 수 있다.
주금공 커버드본드는 글로벌 시장에서 ‘AAA’ 등급을 받고 있다. 이는 주금공 자체 신용등급인 무디스 기준 ‘Aa2’보다 2노치 높은 수준이다.
두 기관의 이종통화 조달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해진공은 2024년 첫 공모 포모사본드를 발행했고, 주금공은 2018년 첫 유로화 커버드본드를 발행했다.
해진공은 지난 4월 3억 달러 규모 유로본드를 발행한 뒤 이번에 대만 시장을 찾았다. 주금공은 올해 1월 10억 달러 글로벌본드를 시작으로 상반기에 8억 유로와 5억 파운드 커버드본드를 발행했다.
주금공의 유럽 조달은 제도 논의와도 맞닿아 있다. 유럽 커버드본드 시장에서 제3국 동등성 논의가 부상하면서 한국 금융기관의 유로화 조달 여건도 과제로 떠올랐다.
한국 발행물이 유럽 역내 발행물과 비슷한 규제상 대우를 받을 수 있는지가 투자자 기반과 조달 비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유럽 시장에서 발행을 반복하는 기관일수록 제도상 지위와 투자자 수요가 함께 중요해지는 구조다.
달러채 시장 변동성이 커진 점도 이종통화 발행의 배경으로 제시됐다. 업계 관계자는 연합인포맥스에 “한국물은 지난달 달러채 발행이 줄줄이 이어지면서 공급량 증가 등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드러나기도 했다”며 “발행량이 늘어나는 터라 이종통화 시장을 활용해 투자자 피로도를 줄이는 방법이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말했다.
주금공의 이번 유로화 발행 뒤에는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의 유로화 커버드본드 조달 준비도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초우량 발행사의 외화 조달은 달러채와 이종통화 시장을 함께 활용하는 방식으로 넓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