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바이백 운용 규모를 회당 최소 40억 달러(약 5조5400억원)로 확대했지만, 10년물과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발표 전후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장기금리 안정 효과를 두고 채권시장과 위험자산 시장의 해석이 엇갈리는 흐름이다.
미 재무부는 8월 19일 발표문에서 10~20년물과 20~30년물 명목 쿠폰채의 유동성 지원 바이백 운용 규모를 기존 회당 최대 20억 달러(약 2조7700억원)에서 회당 최소 40억 달러(약 5조5400억원)로 높인다고 밝혔다. 확대 조치는 9월 9일부터 적용돼 이번 분기 환급 기간이 끝나는 11월 4일까지 유지된다.
재무부는 이번 조치를 장기물 구간에 더 큰 유동성 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결정으로 설명했다. 공식 발표문은 금리 억제보다 시장 기능 보완에 방점을 찍었다.
국채 바이백은 정부가 이미 발행한 국채를 시장에서 다시 사들이는 채무관리 수단이다. 통상 특정 만기 구간의 유동성을 보완하거나 만기 구조를 조정하는 데 쓰이며,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결정이나 양적완화와는 성격이 다르다.
재무부 일일 금리 자료에 따르면 8월 26일 기준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66%, 30년물은 5.18%였다. 8월 19일의 10년물 4.65%, 30년물 5.19%와 비교하면 방향성 있는 하락으로 보기는 어렵다.
8월 20일에는 10년물 수익률이 4.69%, 30년물이 5.23%까지 되돌아갔다는 보도도 나왔다. 발표 직후의 안정 효과가 장기물 금리 흐름을 곧바로 바꾸지는 못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악시오스(Axios)는 30년물 수익률이 8월 26일 5.19%까지 내려와 5.31% 고점에서 완화됐다고 보도했다. 단기적으로는 시장 심리를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었다는 평가다.
장기 국채 수익률은 미국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기업 차입비용의 기준선으로 쓰인다. 10년물과 30년물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주택 구매 비용, 회사채 조달 비용, 설비투자 부담이 함께 커진다.
이 때문에 재무부의 바이백 확대는 단순한 채권시장 조치에 그치지 않는다. 장기금리와 달러 흐름이 위험자산 전반의 할인율과 유동성 조건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AP통신(AP)은 투자자들이 재정적자, 국채 발행 부담,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바이백의 지속 효과에 회의적이라고 전했다. 물량 부담과 물가 압력이 남아 있는 한 소규모 바이백만으로 장기금리 압력을 낮추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은 공개 발언에서 금리가 미국 경제의 기초체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추가 확대 가능성도 열어뒀다. 다만 시장에서는 유동성 지원과 가격 개입의 경계가 흐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스탠리 드러켄밀러(Stanley Druckenmiller) 투자자는 재무부 바이백을 유동성 관리가 아니라 가격 개입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일부 전략가들도 재정적자와 물가 압력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는 장기금리 하락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인플레이션 지표도 금리 하락 기대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의 6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3.7%, 미국 노동통계국(BLS)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4%였다.
크립토 시장에서는 장기금리와 달러 흐름이 비트코인(BTC)에 연결돼 읽혔다. 야후파이낸스(Yahoo Finance)는 8월 25일 BTC가 8만 달러(약 1억1080만원)를 웃돌며 3개월 만의 고점대에 올랐고, 금리 하락 기대와 달러 약세가 반등 재료로 해석됐다고 전했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미국 장기금리는 달러 유동성, 위험자산 선호와 함께 주요 변수로 받아들여진다. 본지는 앞서 미국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회당 최소 40억 달러로 확대한 조치가 국채시장 신뢰 논쟁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아직 시행 전이다. 재무부의 확대 바이백은 9월 9일부터 시작되며, 재무부는 11월 4일 예정된 다음 분기 환급 발표에서 향후 바이백 규모에 관한 추가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