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이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여부에 직접 조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엔화 약세와 일본 통화정책을 둘러싼 미국의 영향력 논란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엔화 변동성은 글로벌 시장 위험으로 봤다.
베센트 장관은 8월 5일 공개된 NHK 인터뷰 전사본에서 일본은행이 엔화 약세에 대응해 금리를 더 공격적으로 올려야 하느냐는 질문에 “그들에게 무엇을 하라고 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베노믹스라는 리플레이션 프로그램은 아마 끝에 도달했다고 본다”고도 했다.
그는 우에다 가즈오(Kazuo Ueda) 일본은행 총재에 대해 “15년 동안 알고 지냈다. 그는 훌륭한 경제학자”라고 말했다.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판단은 우에다 총재와 정책위원회가 일본 경제 여건에 맞춰 결정할 사안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베센트 장관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를 계기로 우에다 총재를 만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현재 무담보 익일 콜금리 유도 목표는 1.0% 안팎이다. 다음 금융정책결정회의는 9월 17~18일 열린다.
로이터는 8월 26일자 경제전문가 조사에서 응답자의 57%가 일본은행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고 보도했다. 7월 조사에서 이번 분기 인상을 예상한 비율은 5%였다.
무담보 익일 콜금리는 금융기관끼리 담보 없이 하루 동안 자금을 빌리고 빌려줄 때 적용되는 단기 금리다. 일본은행은 이 금리의 유도 목표를 통해 시중 단기자금 금리와 금융 여건에 영향을 준다.
베센트 장관의 발언은 일본은행에 대한 공개 압박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을 낮춘 동시에, 엔화 안정의 필요성은 다시 확인한 발언이다. 금리 결정은 일본은행의 몫이라고 하면서도 환율 급변이 국제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미국도 주시하고 있다는 메시지다.
베센트 장관은 엘리자베스 워런(Elizabeth Warren) 미국 상원의원 질의에 답한 8월 27일자 서한에서 엔화의 무질서한 움직임이 포지션의 ‘강제 청산’을 촉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움직임이 글로벌 시장을 흔들고 미국 가계와 기업의 차입 비용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일본은 7월 31일 엔화 매입 공동 개입에 나섰다. 로이터는 이를 이례적인 미·일 공동 개입으로 전했지만, ‘첫 공동 개입’ 여부는 기준에 따라 표현이 엇갈려 단정하기 어렵다.
베센트 장관은 최근 엔화 움직임을 두고 “상당히 잘 억제돼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추가 개입 필요성을 직접 시사한 발언은 아니다.
일본 내부 변수도 남아 있다. 로이터는 다카이치 사나에(Sanae Takaichi) 일본 총리가 5월 우에다 총재와 만나 장기금리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필요하면 일본은행이 국채 매입을 늘려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우에다 총재는 시장 반응을 고려해야 하며 필요한 경우 대응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보도됐다. 일본 정부의 재정정책과 일본은행의 독립성, 국채시장 안정이 금리 결정 과정에서 함께 맞물리는 구조다.
한국 암호화폐 투자자에게 이 사안은 일본 금리 자체보다 엔화와 달러 유동성의 연결고리로 읽힌다. 앞서 본지는 일본은행이 AI 수요와 엔화 약세를 물가 상방 압력으로 지목했다고 전했다.
또 본지는 엔화 방어를 위한 외환시장 개입과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조정이 맞물렸다는 일본 정부 소식통의 발언도 전한 바 있다. 다만 이번 베센트 장관 발언에서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 주요 암호화폐 가격과 일본 통화정책 사이의 직접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일본은행의 실제 판단은 9월 17~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확인된다. 현재 확인된 발언은 미국 재무장관의 금리 조언 거부, 우에다 총재에 대한 신뢰, 엔화 변동성에 대한 경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