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주 전, 토큰포스트는 지캐시(ZEC)의 개발팀(ECC) 전원 사퇴 소식과 함께 ZEC가 기술적 가치를 잃고 '프라이버시 밈(Meme)'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이어 지난 19일에는 모네로, 대시 등 프라이버시 코인들이 시장 침체 속에서도 나홀로 급등하는 '반란'을 조명했다.
그런데 오늘, 이 두 가지 흐름이 맞물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데이터가 포착됐다. '밈'이라던 지캐시가 이더리움과 솔라나를 제치고 전체 레이어1(L1) 중 수수료 수익 2위를 기록한 것이다.
◇ 트론의 독주 위협하는 '지캐시'의 등장
최근 30일간의 온체인 수수료 데이터는 시장의 판도가 급격히 바뀌었음을 보여준다.
지난 4개월 전만 해도 트론(Tron)은 전체 L1 수수료의 약 75%를 독식하며 "다른 체인들이 개발(Build)할 때 트론은 수금(Collect)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트론의 점유율은 56%로 조정되었고, 그 빈자리를 지캐시가 무서운 속도로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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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론(Tron):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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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캐시(Zcash):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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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나(Solana):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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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B: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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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Ethereum): 3%
지캐시가 현재 트론이 거둬들이는 수수료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으며, 거대 생태계인 솔라나와 이더리움의 수수료 합계(9%)보다 3배나 더 많은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은 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왜 이런 일이 발생했나? '내러티브'와 '구조'의 합작
개발팀 이슈로 존폐 위기설까지 돌았던 지캐시가 어떻게 부활했을까? 핵심은 단순한 '기대감'이 아닌 '실제 행동 변화'와 '수수료 구조'에 있다.
첫째, 프라이버시 내러티브의 실체화다. 최근 강화되는 규제와 검열 저항성에 대한 니즈로 인해 사람들은 단순히 프라이버시 코인을 이야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자산을 옮기고 사용하는 '행동 변화(Behaviour Change)'를 보이고 있다. 이는 트랜잭션의 폭발적인 증가로 이어졌다.
둘째, 지캐시 특유의 정적 수수료(Static Fee) 구조가 맞물렸다. 지캐시의 가격(ZEC)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시장 가격과 수요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하지 않고 ZEC 기준으로 고정된 수수료 정책이 유지되고 있다. 즉, ①트랜잭션의 급증 ②ZEC 가격의 상승 ③고정된 수수료 정책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동시에 작용하며 수수료 총액이 '달나라(Mooning)'로 가버린 것이다.
◇ 시장은 결국 '수요'가 결정한다
물론 이러한 고비용 구조는 영구적이지 않을 수 있다. 향후 수수료 정책 변경 등을 통해 비용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번 데이터가 주는 교훈은 명확하다.
시장은 때로 기술적 완성도나 거버넌스의 잡음(Noise)보다 '확실한 내러티브'와 '수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지캐시는 끝났다"는 비관론 속에서도, 시장 참여자들은 프라이버시라는 가치를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고 있다.
이처럼 급격한 행동 변화는 비단 지캐시에만 국한되지 않을 수 있다. 다른 체인들 역시 강력한 내러티브가 실제 사용성을 만났을 때 어떤 폭발력을 가질 수 있는지, 지캐시가 그 가능성을 숫자로 증명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