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가 일상 소비 영역으로 빠르게 들어오면서 실제로 돈을 내고 이용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고, 생활 전반의 소비 만족도에서는 금융·보험 분야의 불만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한국소비자원이 발간한 ‘2025 한국의 소비생활지표’를 보면, 전국 20대 이상 성인 남녀 1만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답한 사람은 1천101명이었다. 이 가운데 24.3%인 268명은 유료 구독을 하고 있었다. 무료 체험 수준을 넘어 정기 결제 방식으로 인공지능 서비스를 쓰는 이용자가 이미 일정 규모를 형성한 셈이다. 연령별로 보면 20대의 유료 구독 비율이 30.1%로 가장 높았고, 60대 이상은 5.3%로 가장 낮았다. 디지털 서비스에 익숙한 젊은 층일수록 생산성 향상이나 정보 탐색, 학습 보조 같은 목적에 비용을 지불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의미로 읽힌다.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생활 분야는 식품·외식이 29.0%로 가장 높았고, 금융·보험이 10.8%, 주거·가정이 10.6%로 뒤를 이었다. 특히 금융·보험은 2023년 조사 때 4위였는데 이번에는 2위로 올라섰다. 가계대출 금리, 보험료, 자산관리, 간편결제와 투자 서비스 확대처럼 금융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 결과로 볼 수 있다. 다만 중요도가 커진 것과 별개로 만족도는 가장 낮았다. 청년층은 생활 위생·미용 분야에서, 고령층은 의료·케어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만족도가 높았지만 금융·보험 분야는 연령대와 관계없이 낮게 평가됐다. 서비스는 더 자주 쓰게 됐지만, 수수료 부담이나 상품 구조의 복잡성, 소비자 보호에 대한 체감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전자상거래 이용은 이미 소비의 기본 인프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조사 대상자의 73.1%가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답했고, 거래 유형 중에서는 모바일 쇼핑 이용률이 91.8%로 가장 높았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상품 검색과 결제, 배송 확인까지 한 번에 처리하는 소비 방식이 굳어진 것이다. 눈에 띄는 변화는 금융 플랫폼 이용률이 45.3%로 2023년보다 7.0%포인트 올라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인 점이다. 은행, 증권, 보험, 송금 서비스를 한데 묶은 플랫폼형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실시간 방송을 보며 물건을 사는 라이브 커머스 이용률은 9.4%로 가장 낮아, 유통업계가 기대한 만큼 대중적 소비 채널로 안착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 번 산 제품을 오래 쓰는 방식의 지속 가능 소비 실천 점수는 100점 만점 기준 59.6점으로, 2023년보다 2.5점 올랐다.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상승한 수치다. 세부 항목별로는 자원 재활용이 67.4점, 에너지 절약이 67.1점, 수리하더라도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상품 구매가 61.8점으로 비교적 높았다. 다만 비싼 수리 비용, 수리 방법의 어려움, 부품 부족은 여전히 지속 가능 소비를 가로막는 핵심 요인으로 꼽혔다. 이는 친환경 소비 의지는 커지고 있지만, 실제 시장과 서비스 체계가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소비자원은 2년마다 이런 조사를 통해 소비 환경 변화를 점검하고 있는데, 이번 결과는 디지털 구독경제의 확대와 금융 서비스에 대한 불만, 그리고 지속 가능 소비에 대한 관심이 앞으로도 소비시장 변화의 주요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