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 간 무역 전쟁이 경제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S&P 글로벌(S&P Global)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무역 갈등이 미국뿐만 아니라 캐나다, 멕시코 등 인접국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앞으로 12개월간 약 0.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무역 의존도가 높은 캐나다와 멕시코는 GDP가 2~3% 줄어들 가능성이 크며, 두 나라의 경제 위축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국에 대한 성장률 전망치는 아직 조정되지 않았지만, 높은 관세가 위안화 약세를 유발해 자국 내 물가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S&P 글로벌은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캐나다와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25% 관세를 한 달간 유예하며 시장의 불확실성을 다소 완화했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이를 일시적인 조치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무역 전쟁에서 승자는 없으며, 지속적인 관세 부과는 기업 투자와 소비를 위축시켜 경제 성장 둔화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인플레이션 압박도 우려된다. 무역 전쟁으로 인해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50~70bp(0.5~0.7%p) 상승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캐나다 역시 50bp의 인플레이션 상승이 예상되지만, 중앙은행은 이를 감내하면서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멕시코는 2025년 경제 성장률이 0.5% 감소하고, 페소화 가치가 10% 가까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해 인플레이션은 약 90bp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멕시코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보류할 수도 있다고 S&P 글로벌은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무역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경제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미 연준이 금리 정책을 보다 신중하게 운영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제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S&P 글로벌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지속될 경우, 글로벌 경제 회복이 더욱 지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