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 기술 기업 블록(Block)이 올해 1분기 실적에서 기대를 밑도는 성적표를 내놓자 주가가 하루 만에 25% 가까이 급락했다. 경기 불확실성을 이유로 향후 실적 전망도 하향 조정하면서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블록은 1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0.56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0.92달러에 한참 못 미쳤다고 밝혔다. 매출은 57억 7,000만 달러(약 8조 3,000억 원)로 전년 대비 3% 감소했으며, 이 역시 예상치를 하회했다. 총이익은 9% 증가한 22억 9,000만 달러(약 3조 3,000억 원)를 기록했으나, 이 수치조차 월가의 기대에는 못 미쳤다. 결제 처리 금액은 568억 달러(약 81조 7,920억 원)로 4.4% 증가했지만, 증가 폭이 크지 않았다.
특히 비트코인 관련 수익이 전년보다 16% 떨어진 23억 달러(약 3조 3,000억 원) 수준에 그친 점이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블록의 CEO 잭 도시(Jack Dorsey)는 "분기 후반으로 갈수록 소비자 지출 행태가 변화했으며, 이 변화가 매출 예상치 미달의 주된 이유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캐시앱 부문의 실적도 기대에 못 미쳤다고 덧붙였다.
다가올 분기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다. 블록은 2분기 총이익을 24억 5,000만 달러(약 3조 5,000억 원), 올해 전체 총이익을 99억 6,000만 달러(약 14조 3,400억 원)로 예상했다. 이는 시장 추정치인 각각 25억 4,000만 달러(약 3조 6,500억 원)와 101억 8,000만 달러(약 14조 6,600억 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블록의 COO이자 CFO인 암리타 아후자(Amrita Ahuja)는 “보다 변동성이 큰 거시경제 환경을 고려해 보수적인 가이던스를 제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 불확실성과 소비자 지출 구조 변화라는 이중 압박이 기업 전반의 성장 가시성에 먹구름을 드리운다는 판단이다.
블록의 주가는 이번 발표 이후 1년 반 만에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으며, 투자자들은 향후 디지털 결제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음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비트코인 시장 부진, 경기 지표 악화, 소비패턴 변화라는 변수가 겹치며 블록이 반등의 모멘텀을 되찾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