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업종에 대한 거품 논란 속에 이틀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하락폭이 가장 컸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우량주 위주의 다우지수는 낙폭이 제한됐다.
현지시간 8월 19일 오전 9시 50분 기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13% 하락한 44,865.26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0.65% 떨어진 6,369.54,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종합지수는 1.34% 급락한 21,029.47까지 밀렸다. 전날에도 1% 넘게 하락했던 나스닥 지수는 이틀 연속 급락세를 보였다.
이 같은 약세는 올해 시장을 주도했던 AI 및 반도체 관련 종목의 고평가 우려가 확산되면서 촉발됐다. 특히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가 직접 AI 산업에 거품이 존재한다고 언급한 이후, 관련 기술주에 대한 투자심리는 현저히 위축된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보고서에서 생성형 AI를 도입한 기업들 가운데 95%가 실질적인 매출 성장을 기록하지 못했다는 분석까지 겹치면서,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시장 전반에 퍼졌다.
그 여파로 시가총액 1조 달러 이상을 기록 중인 주요 기술기업들의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3.29%, 브로드컴은 4.11% 하락했고, 알파벳과 아마존, 메타도 2% 이상 떨어졌다. 테슬라도 3.26% 하락세를 나타냈다. 특히 AI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는 6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이날도 7% 이상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하루 만에 2.98% 급락했고, 이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모두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다만, 일부 우량주가 하락장을 완화하는 역할도 했다. 다우지수에 함께 포함된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등도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지만, 월마트와 프록터앤드갬블, 비자카드, 코카콜라 등 소비와 관련된 안정적인 종목들이 강세를 유지하면서 다우지수의 낙폭은 제한됐다.
업종별로 보면 기술주 외에도 통신서비스와 임의소비재 섹터가 약세를 보였으며, 이에 반해 필수소비재, 에너지, 부동산 업종은 강세로 마감했다. 소매업체 타깃은 2분기 순이익 급감 소식에 7% 넘게 떨어지며 개별 기업 실적에 따른 주가 반응도 여전히 예민한 상태다. 그 외 유럽 주요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고, 국제 유가는 소폭 반등해 배럴당 63.13달러를 기록 중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의 밸류에이션(투자 대비 기대가치)이 매우 높은 수준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이 나올 경우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당분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이 같은 흐름은 기술주의 조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종목 간 차별화된 움직임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며, 향후 AI 산업의 실질 성장 여부가 시장 방향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