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엔비디아의 기대 이하 실적 발표 여파로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기술주의 상징과도 같은 엔비디아가 시장 기대보다 낮은 수준의 '깜짝 실적'을 내놓으면서, 투자자 심리가 다소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현지시간) 오전 9시 45분 기준,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3대 지수는 일제히 소폭 하락 중이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73.07포인트(0.16%) 내린 45,492.1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0.07포인트(0.16%) 하락한 6,471.33, 나스닥지수는 34.39포인트(0.16%) 내린 21,555.75를 기록했다.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직후 시장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장 마감 후 발표된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은 매출 467억4천만 달러, 주당순이익 1.05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매출 460억6천만 달러, 주당순이익 1.01달러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그러나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의 주도주로 고공 행진해 온 엔비디아에 대해 시장이 기대한 수준에 비하면, 실적 호조의 폭은 다소 미진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엔비디아에 대한 기대감은 단순 실적 달성을 넘어 ‘얼마나 초과 달성했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만큼 AI 산업 전반에 걸친 과열 기대감이 반영된 상태였고, 이번 실적 발표가 그러한 심리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특히 메타가 최근 AI 인재 고용을 갑작스레 중단하고, 오픈AI의 차기 모델 챗GPT-5에 대한 반응도 기대 이하인 점 등은 AI 산업에 대한 투자 속도 조절 움직임과 맞물려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다만 엔비디아의 연간 매출 전망에서 중국 판매가 제외됐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도 있다. 미중 간 기술 갈등으로 인해 특정 AI 칩의 중국 수출이 제한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실적 가이던스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은 향후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다. 일각에서는 양국간 반도체 협력이 일정 부분 진전될 경우, 3분기 이후 엔비디아의 실적이 더욱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미국 경제 지표는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같은 날 발표된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는 전기 대비 연율 3.3% 증가로, 시장 예상치(3.1%)와 속보치(3.0%) 모두를 웃돌았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22만9천 건으로 시장 전망치인 23만 건과 거의 일치하며 고용 시장의 안정세를 시사한다.
이 같은 흐름은 기술주 중심의 조정이 일시적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AI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 열기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실적에 기반한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향후 엔비디아를 포함한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정책 변화에 따라 증시 방향성이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