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1일 반도체주 급등에 힘입어 장중 4% 넘게 오르며 7,800선 안팎의 강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계속되는 대외 불안에도 국내 증시는 반도체 업종에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위험자산 선호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이날 오전 11시 2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51.17포인트(4.68%) 오른 7,849.17을 기록했다. 지수는 277.31포인트(3.70%) 상승한 7,775.31로 출발한 뒤 한때 7,876.60까지 올라 상승률이 5.05%에 달했다. 장 초반 급등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프로그램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 이른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사이드카는 선물과 현물시장이 급격히 움직일 때 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해 프로그램 매매를 잠시 멈추는 장치다.
수급을 보면 개인과 기관이 각각 1조2천137억원, 1조72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외국인은 2조2천212억원을 순매도해 3거래일째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다만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이 2천248억원 순매수에 나서 현물시장과는 다른 움직임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지정학적 긴장이 여전하지만, 전쟁의 확산 가능성보다 협상과 종전 방향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한다. 동시에 미국 인공지능 관련 반도체 강세가 국내 대형 반도체주로 번지면서 투자심리를 지탱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승의 중심에는 반도체 대형주가 있었다. SK하이닉스는 11.98% 오른 188만8천원에 거래됐고, 장 초반에는 190만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다. 삼성전자도 6.52% 오른 28만6천원을 나타냈으며, 한때 28만8천500원까지 올라 신고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우 역시 19만6천900원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 밖에 SK스퀘어, 현대차, 삼성물산, HD현대중공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기아 등이 강세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가 6.78% 올라 전체 상승을 이끌었고, 제조와 운송장비·부품, 유통도 동반 상승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 두산에너빌리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일부 종목과 운송·창고, 부동산, 오락·문화 업종은 약세를 나타냈다.
코스닥은 코스피와 다른 흐름을 보였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49포인트(0.29%) 내린 1,204.23이었다. 1,212.88로 상승 출발했지만 곧 하락 전환했다.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물량이 지수를 누른 것으로 집계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알테오젠, 삼천당제약 등이 내렸고, 레인보우로보틱스, 코오롱티슈진, 리노공업, 주성엔지니어링 등은 상승했다. 이날 상장한 코스모로보틱스는 251.67% 급등해 새로 상장한 종목에 대한 단기 자금 쏠림도 나타났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코스피 강세와 성장주·이차전지 조정이 엇갈리는 장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