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12일(현지시간) 중동 긴장 완화 기대와 스페이스X의 성공적인 상장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전쟁 위험이 누그러질 수 있다는 관측이 투자심리를 되살렸고, 국제유가 하락으로 물가 부담 우려도 다소 약해지면서 주식시장 전반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이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53.51포인트(0.70%) 오른 51,202.26에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37.16포인트(0.50%) 상승한 7,431.46, 나스닥 종합지수는 79.18포인트(0.31%) 오른 25,888.84로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등을 담은 잠정 합의에 가까워졌다는 소식에 주목했다. 양측이 다음 주 주요 7개국(G7) 회의를 전후해 양해각서(MOU)에 서명할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그동안 금융시장을 짓눌렀던 지정학적 불안이 한풀 꺾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같은 분위기는 곧바로 국제유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8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전장보다 3.37% 내린 배럴당 87.33달러로, 전쟁 초기였던 3월 5일 이후 가장 낮았다. 7월 인도분 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3.23% 하락한 84.88달러로 4월 17일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유가가 떨어지면 운송비와 생산비 부담이 완화돼 향후 물가 상승 압력이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진다. 주식시장에는 이런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고, 반대로 대표적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에는 매수세가 다소 약해졌다.
이날 증시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종목은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였다. 역대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 가운데 하나로 주목받았던 스페이스X는 공모가보다 19.34% 오른 161.11달러에 첫 거래를 마쳤다. 대형 신규 상장이 흥행에 성공하면 시장 전체의 위험 선호 심리가 살아나는 경우가 많다. 수로 캐피털의 마크 클라인 최고경영자는 한동안 주춤했던 기업공개 시장이 다시 속도를 내는 모습이라며, 이번 사례가 앞으로 상장을 준비하는 주요 기업들에 중요한 기준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와 대형 기술주는 종목별로 엇갈렸다. 시티그룹이 투자 의견을 매수로 높이고 목표주가를 상향한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 AMD는 4% 넘게 올랐지만, 최근 단기 급등했던 엔비디아는 보합권에 머물렀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은 소폭 하락했다.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전장보다 2bp(1bp는 0.01%포인트) 오른 4.48%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에서 일부 이탈한 데다 소비자 심리 지표도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오면서 금리 상승을 뒷받침했다. 이날 발표된 6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48.9로, 역대 최저 수준이었던 전달보다 반등했다. 이달 초 휘발유 가격 하락이 특히 저소득층 심리 개선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달러 인덱스와 국제 금 현물 가격은 보합권에 머물렀다. 시장에서는 중동 정세가 실제 합의로 이어지고 유가 안정 흐름이 유지될 경우 주식시장 강세가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지만, 동시에 국채 금리와 기술주 밸류에이션(주가 수준 부담) 변동성은 계속 주요 변수로 남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