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개인 투자자 자금이 국내 증시로 대거 유입되면서, 5월까지 누적 순매수 규모가 10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금은 특정 한 곳에서 나온 돈이라기보다 소득 증가, 예금 등 금융자산의 재배분, 일부 차입 확대가 함께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1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개인들은 국내 증시에서 총 97조4천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56조8천억원을 순매수했고, 코스닥시장에서는 7조1천억원을 순매도했다. 대신 상장지수펀드(ETF·특정 지수를 따라가도록 만든 상품)는 47조7천억원어치 순매수해, 개인 자금이 개별 종목뿐 아니라 지수형 상품으로도 폭넓게 들어왔음을 보여줬다.
삼성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 같은 자금 유입의 배경으로 먼저 가계 소득 증가를 꼽았다. 김재우 연구원은 한국은행 자료 등을 토대로 올해 연간 소득증가율을 4.0%, 가계 저축률을 9.0%로 가정한 뒤, 올해 5월까지 새로 쌓인 저축액이 98조9천억원 수준이라고 추산했다. 이 가운데 40%가 국내 주식으로 흘러갔다고 보면 약 39조5천억원의 순매수 증가를 설명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는 최근 퇴직연금(확정기여형·개인형퇴직연금 등) 안에서 실적 배당형 자산 비중이 높아진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예금처럼 원금 보전 성격이 강한 상품보다 수익률을 더 기대할 수 있는 투자 상품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구조가 뚜렷해졌다는 뜻이다.
기존 금융자산의 재배분도 중요한 배경으로 거론됐다. 은행 가계예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 17조1천억원 늘었지만 올해는 4조4천억원 증가에 그쳤고,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총수신은 12조4천억원 순증에서 13조5천억원 감소로 돌아섰다. 단순 합산해도 38조7천억원 규모의 자금 흐름 변화가 생긴 셈이다. 2024년 기준 가계 금융자산에서 현금·예금 비중은 46.3%, 보험·연금은 28.9%, 주식을 포함한 금융투자상품은 24.0%였다. 안전하지만 수익성이 낮은 자산, 그리고 한동안 비중이 커졌던 해외주식 일부가 상대적으로 기대수익률이 높은 국내 주식으로 옮겨갔을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빚을 내 투자한 자금도 일부 영향을 줬지만, 전체를 설명할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다. 5월 말 기준 증권사 신용공여 잔액은 38조원으로 연초보다 10조6천억원 늘었고, 가계대출도 2조4천억원 증가해 부채를 통한 투자 여력은 약 13조원으로 추산됐다. 삼성증권은 이런 여러 가정을 합치면 총 89조2천억원의 자금 원천을 설명할 수 있어, 실제 개인 순매수의 91.6%가량과 맞아떨어진다고 봤다. 여기에 5월까지 국내증시 복귀계좌(RIA)로 들어온 2조1천억원도 추가 유입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부동산 매각 대금이 증시로 대거 옮겨왔을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평가됐다. 부동산을 판 사람이 주식에 투자할 수는 있지만, 집을 사는 쪽에서는 대출 규제 강화로 다른 자산을 처분해야 할 부담이 커져 전체 가계 기준으로는 상쇄 효과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개인 자금 유입이 약해지면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기업 실적 개선이 가계 소득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퇴직연금의 투자 성향도 점차 국내 증시 쪽으로 옮겨가고 있어 자금 이동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국내 주식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지만, 동시에 개인 자금의 지속성에 따라 시장 변동 폭도 함께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