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500 배당수익률이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을 크게 밑돌았다. 배당을 목적으로 주식을 보유하던 투자자에게 국채가 더 높은 현금수익 비교 대상으로 떠오른 흐름이다.
멀티플은 8월 12일 기준 S&P 500 배당수익률 추정치를 1.04%로 집계했다. 연방준비제도 H.15 자료에서 8월 21일 기준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은 4.69%였다. 두 지표의 기준일은 같지 않지만, 최근 미국 장기금리가 주식 배당수익률을 뚜렷하게 앞선 흐름은 확인된다.
종목 단위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벤징가는 네드데이비스리서치 자료를 바탕으로 7월 31일 기준 S&P 500 구성 종목 중 배당수익률이 10년물 국채 수익률보다 높은 비중이 3.85%로 낮아졌다고 보도했다. 이는 2007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같은 지표는 2016년 7월 63.4%까지 올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10년 전에는 S&P 500 안에서 국채보다 높은 배당수익률을 주는 종목이 절반을 훌쩍 넘었지만, 지금은 일부 종목으로 좁혀진 셈이다.
배당수익률은 주가 대비 연간 배당금 비율이다. 주가가 오르면 배당금이 그대로여도 배당수익률은 낮아지고, 기업이 현금 환원 방식을 배당보다 자사주 매입에 더 많이 배분해도 지수 평균 배당수익률은 내려갈 수 있다.
이번 하락도 배당 축소만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 주가 상승, 자사주 매입 선호, 메가캡 기술주 비중 확대가 함께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배당을 거의 주지 않거나 낮게 지급하는 대형 기술주가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수록 지수 평균 배당수익률은 낮아진다.
국채 쪽에서는 장기물 수익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미국 재무부와 연준 자료는 8월 하순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4%대 후반에 머문 흐름을 보여준다. 앞서 본지는 미국 장기금리 상승이 선물시장에 부담을 준 흐름을 전한 바 있다.
로이터는 8월 18일 미국 10년물 입찰 금리가 4.683%, 30년물이 5.216%까지 올랐다고 전했다. 재정적자와 물가 우려, 차입 수요 확대가 장기물 수익률을 밀어 올린 배경으로 제시됐다.
시장 구조상 국채 수익률은 위험자산의 비교 기준으로 쓰인다. 국채가 더 높은 무위험 수익률을 제공하면 투자자는 주식, 크립토, 회사채처럼 가격 변동이 큰 자산에 더 높은 보상을 요구하게 된다.
이 변화는 크립토 시장에도 간접 변수다. 비트코인(BTC)과 리플(XRP) 같은 위험자산은 금리와 유동성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국채 수익률이 높아지면 투자자는 가격 변동이 큰 자산에 요구하는 보상 수준을 다시 계산하게 된다.
다만 배당수익률 역전만으로 주식이나 크립토 가격 방향을 단정할 수는 없다. 로이터는 7월 29일 분석에서 높은 채권 수익률이 주식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월가 강세장이 곧바로 끝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강한 명목 성장과 기업 이익이 금리 부담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리가 높아도 이익 증가 속도가 빠르면 주식시장이 곧바로 약세로 돌아서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찰스슈왑(Charles Schwab)의 리즈 앤 손더스(Liz Ann Sonders)는 8월 21일 시장 코멘터리에서 장기채 매입 확대가 만든 완화 효과의 반등이 빠르게 되돌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물 수익률이 시장의 새 기준점으로 다시 작동하고 있다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비교 기준은 달라졌다. 미국 주식과 미국 국채, 달러 자산을 함께 보유하는 투자자는 배당률만이 아니라 환율, 채권 가격 변동, 세금, 상품 구조를 함께 따져야 한다. 토큰화 주식이나 주식형 파생상품을 이용하는 경우에도 기초 주식의 배당이 그대로 투자자 권리로 연결되는지는 상품별로 다를 수 있다.
이번 지표의 핵심은 ‘주식 약세’가 아니라 비교 기준의 변화다. 배당주가 국채보다 현금수익에서 앞서던 구도는 약해졌고, 미국 증시와 위험자산을 보는 출발점도 금리 수준을 빼고 설명하기 어려워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