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변동성이 커진 배경으로 장기 투자자금 약화와 반도체 대형주 쏠림이 함께 지목됐다. 올해 코스피는 전체 거래일의 37.9%에서 하루 3% 이상 움직인 것으로 집계됐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총 158거래일 중 코스피 지수가 하루 3% 이상 급등락한 날은 60일이었다. 지난해에는 같은 기준에 해당한 날이 1년간 9일에 그쳤다.
한국경제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커지는 동안 장기 완충재 역할을 해온 액티브 공모펀드가 위축되면서 국내 증시의 변동성과 쏠림 현상이 확대됐다고 보도했다. 단기 흐름에 민감한 자금 비중이 커지고 장기 자금의 완충 기능이 약해졌다는 분석이다.
수급 구조도 달라졌다. 유가증권시장 전체 매수대금에서 투자신탁이 차지한 비중은 올해 2.19%였다. 이 비중은 2010년 8% 수준에서 2014년 6.33%, 2018년 2.96%, 2022년 1.77%로 낮아졌다.
투자신탁에는 공모펀드와 자산운용사가 보험사·은행 자금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일임형 자금이 포함된다. 액티브 공모펀드는 기업 기초체력과 업황을 보고 종목을 선별해 사고팔 수 있어 시장 충격을 흡수하는 장치로 작동해왔다.
ETF 중심 자금은 지수나 특정 테마를 따라 움직이는 성격이 강하다. 특정 업종이나 대형주로 자금이 몰릴 때 지수 전체의 등락 폭이 함께 커질 수 있는 구조다.
자본시장연구원은 7월 27일 발간한 ‘주식시장 변동성 상승의 배경 검토’ 보고서에서 2026년 상반기 코스피 일간 수익률 변동성이 3.6%였다고 밝혔다. 2025년 같은 기준은 1.4%였다.
36개 주요국 주식시장 변동성은 2025년 평균 1.1%에서 올해 상반기 1.2%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본지는 앞서 코스피 변동성이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의 두 배를 넘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변동성 확대 원인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수 영향력 확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산업 변동성 증가, 미국·이란 전쟁 이후 유가·금리·환율 변동성 확대, 투자자 유형별 수급 충돌을 들었다. 국내 증시의 변동성 확대가 단일 요인보다 구조와 수급이 겹친 결과라는 설명이다.
반도체 쏠림도 핵심 변수로 꼽혔다. 자본시장연구원 보고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5년 초 23%에서 2026년 6월 말 55%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두 종목의 코스피200 내 비중은 26%에서 59%로 확대됐다. 지수 내 대형 반도체주의 비중이 커질수록 개별 종목의 등락이 지수 전체로 전이될 여지도 커진다.
투자자별 수급도 엇갈렸다. 보고서는 2026년 1월부터 6월까지 코스피에서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각각 153조원, 37조원을 순매도했고 개인과 증권사가 각각 73조원, 92조원을 순매수했다고 밝혔다. 증권사의 순매수는 주식형 ETF 발행을 위한 매수가 주된 요인으로 제시됐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영향은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왔다. 자본시장연구원은 5월 27일 이후 변동성 증가 여부를 분석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도입 이후 표본이 32영업일에 그쳐 충분한 자료가 쌓인 뒤 정밀 분석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내 증시 변동성은 위험자산 전반의 수급 판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이번 분석은 국내 주식시장 구조와 수급을 대상으로 하며, 주식시장 변동성이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가격에 미치는 직접 영향은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