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의 신용등급이 SK이노베이션(096770) 흡수합병 결정 이후 상향 검토 대상에 올랐다. 합병 절차가 예정대로 마무리되면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회사채와 기업어음은 존속법인인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을 적용받게 된다.
NICE신용평가는 26일 SK이노베이션과의 합병이 결정된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장·단기 신용등급을 상향 검토 등급 감시 대상에 등재했다고 밝혔다. 기존 장기 신용등급은 ‘A-, 안정적’, 단기 신용등급은 ‘A2-’다.
등급 감시는 신용등급이 단기간에 바뀔 가능성이 있을 때 신용평가사가 부여하는 관리 절차다. 상향 검토는 향후 등급이 오를 수 있다는 뜻이지만, 실제 등급 변경은 합병 절차와 채무 이관 구조를 확인한 뒤 결정된다.
NICE신용평가는 “SKIET가 SK이노베이션에 흡수합병되면 회사채와 CP가 존속법인인 SK이노베이션으로 이관돼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인 ‘AA, 안정적’과 ‘A1’을 적용받을 예정인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합병 이후 채무의 법적 귀속과 존속법인의 신용도를 함께 본 판단으로 풀이된다.
장기 신용등급은 주로 선순위 무보증 회사채 등 장기채권을 발행할 때 활용된다. 단기 신용등급은 기업어음(CP)이나 전자단기사채 등 단기자금 조달 때 참고되는 지표다.
신용등급 조정은 주가 흐름과 별개로 채무상환 능력과 재무 안정성을 평가하는 절차다. 본지는 앞서 신용등급은 주가보다 채무상환 능력과 재무 안정성에 초점을 둔 지표라고 보도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25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 추진 안건을 의결했다. SK이노베이션이 존속회사로 남고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소멸하는 구조다.
합병비율은 1대 0.1174540으로 정해졌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보통주 1주에는 SK이노베이션 보통주 0.1174540주가 배정된다.
SK이노베이션은 합병 관련 공시에서 재무 안정성 확보, 사업·재무 리스크 완화, 사업구조 재편을 통한 운영 효율성 향상을 합병 목적으로 제시했다. 최근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와 중국발 가격 경쟁으로 분리막 사업의 수익성이 흔들린 상황에서 모회사 안으로 사업을 편입하는 방식이다.
회사 측이 공개한 합병 FAQ에는 SK이노베이션의 합병가액이 12만5862원,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합병가액이 1만4783원으로 산정됐다는 내용도 담겼다. 본지는 앞서 SK이노베이션이 흡수합병으로 연간 600억원가량의 비용 절감 효과를 예상했다고 보도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 사업을 해왔다. 분리막은 배터리 안에서 양극과 음극이 직접 닿지 않도록 나누는 소재로, 전기차 수요와 고객사 생산계획 변화가 가동률과 수익성에 영향을 준다.
남은 절차는 주주와 채권자 절차다. SK이노베이션은 소규모합병 절차로 진행하고,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일반합병 절차를 밟는다.
SK이노베이션은 9월 9일부터 23일까지 소규모합병 반대의사 통지 기간을 거친다. 양사는 11월 24일 합병 승인 절차와 채권자 보호 절차를 시작하고, 합병기일은 2027년 1월 1일로 잡았다.
합병 계약에는 해제 조건도 포함됐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가 3500억원을 넘으면 합병 계약이 해제될 수 있다.
NICE신용평가는 이번 합병이 SK이노베이션의 신용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이미 SK이노베이션의 종속회사로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되고 있다는 이유다.
합병이 완료되면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소멸회사로 처리되고 기존 신용등급도 취소될 예정이다. 실제 신용등급 변경 여부는 예정된 합병 절차 이행과 채무 이관이 확인된 뒤 확정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