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예산을 올해보다 2조7천억 원 늘린 23조7천억 원으로 편성하면서, 인공지능 인프라 확충과 첨단 과학기술 육성이 한층 더 속도를 낼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월 1일 발표한 2026년도 예산안에서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전환과 전략기술 선점에 방점을 찍었다. 특히 인공지능 대전환과 관련된 예산은 전년보다 1조 원 가량 늘어난 4조4천600억 원으로 책정됐으며, 이는 전체 과기정통부 예산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와 함께 그래픽처리장치(GPU) 3만7천 장을 확보해 국가 인공지능 컴퓨팅 인프라를 강화하고, AI 모델 개발을 위한 데이터 허브도 구축할 계획이다.
인공지능 기술의 상용화를 돕는 예산도 크게 확대됐다. 인공지능 반도체 기반 클라우드 개발 사업에는 608억 원이 투입되며, 이는 올해보다 66% 이상 증가한 규모다. 또한 사람의 움직임을 이해하고 반응할 수 있는 피지컬 AI 분야에도 150억 원의 신규 예산이 배정됐다. 세계 수준의 인공지능 인재 양성을 위한 ‘AI 스타 펠로우십’ 지원 규모도 대폭 늘어, 올해 90억 원에서 내년 340억 원으로 확대된다.
전국적인 인공지능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과 접근성 확대 정책도 병행된다.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보조기기 보급이 확대되고, ‘AI 디지털 배움터’는 기존 32곳에서 69곳으로 두 배 이상 늘린다. 정부는 이를 통해 국민 누구나 기술 혜택을 누릴 수 있는 ‘AI 기본사회’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반도체, 바이오, 양자기술 등 국가 전략기술 확보를 위해서도 6조 원 가까운 예산이 배정됐다. 이는 올해보다 27.8%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이차전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등 미래 제조 기반 기술에 대한 투자도 늘어나며, 첨단단계 기술을 선점하려는 전략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아울러 기초과학 연구는 전년보다 약 17% 증액된 2조7천400억 원이 편성돼, 연구 생태계 재구성과 인재 육성에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흐름은 정부가 인공지능과 첨단 과학기술을 성장 동력으로 삼아 저성장 국면을 타개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특히 예산 투입이 인프라 구축과 기술 개발을 넘어서, 인재 양성과 지역 균형 발전까지 포괄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혁신 생태계 전반에 파급 효과를 미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