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스테이블코인, 안전성 높였지만 경쟁력 약화…미카 개혁 요구 확산
EU 미카 규제가 유로 스테이블코인의 안전성은 높였지만 달러 대비 경쟁력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업계는 규제 불확실성과 과도한 제한이 시장 위축을 초래했다며 표적 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럽 블록체인 업계를 대표하는 단체 ‘블록체인 포 유럽(Blockchain for Europe)’이 유럽연합(EU)의 암호자산 규제안인 ‘미카(MiCA·Markets in Crypto Asset Regulation)’에 대해 유로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표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미카가 유로 기반 전자화폐토큰(EMT)의 안전성을 높이는 틀을 만든 것은 맞지만, 결과적으로 달러화 스테이블코인 대비 시장 매력도를 떨어뜨렸다는 게 보고서의 핵심이다. 단체는 “규제가 지나치게 엄격하면 경제활동이 규제가 덜한 지역으로 이동해 정책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규제 라퍼 곡선’ 하락 구간…유로 스테이블코인 비중 1% 미만
보고서 ‘유로 스테이블코인을 위한 미카 개혁(Reforming MiCA for Euro Stablecoins)’은 유럽이 현재 ‘규제 라퍼 곡선(regulatory Laffer curve)’의 하락 구간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규제가 시장의 질서를 세우는 기능을 하더라도, 강도가 과하면 산업 유치와 성장이라는 목적이 약해질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 유로화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에서 1% 미만으로, 국제 금융에서 유로가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유럽 정책 당국 내에서 유로 EMT의 확산 경로에 대한 회의론이 강한 것도 시장 확대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꼽혔다.
ECB·ESRB는 ‘리스크’ 우려, EBA는 “미카에 안전장치 있다” 반박
유럽중앙은행(ECB)과 유럽시스템리스크위원회(ESRB)는 지난해 스테이블코인이 금융 불안정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규제 강화를 압박했다. 일례로 EU 역내에서 ‘다중 발행(multi-issuance)’ 형태의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금지 논의까지 거론된 바 있다.
반면 유럽은행감독청(EBA)은 지난해 11월 미카 자체에 이미 위험 억제를 위한 안전장치가 포함돼 있다고 정리했다. 업계는 이 엇갈린 메시지가 규제 불확실성을 키워 유로 스테이블코인의 상품 설계·유통 확대를 더디게 만들 수 있다고 보고, 규제 목적과 시장 기능 간 균형을 재설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수적 규정 손질부터 중앙화 감독 논의까지…유럽의 다음 과제
블록체인 포 유럽은 개혁안으로 유로 EMT 보유자에게 ‘보상(remuneration)’을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하되 유동성 관리 등 충분한 규율을 붙이자고 제안했다. 또 준비금의 은행예치 의무 비중(30%, 60% 등)을 원칙 기반으로 재설계하고, 적격 준비자산 범위를 넓혀 특정 자산·기관으로의 쏠림을 줄이자고 했다.
이와 함께 중앙은행 인프라에 대한 ‘조정된 접근(calibrated access)’과 국경 간 스테이블코인 사용에 대한 명확한 작동 프레임을 마련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보고서가 나온 배경에는 ECB가 프랑스·독일 등이 추진해온 ‘중앙화된 감독 기구’ 구상에 힘을 싣는 흐름도 있다. 다만 단체의 로베르트 코피치(Robert Kopitsch) 사무총장은 미카 시행 초기의 ‘구체적’ 데이터를 토대로 단계적으로 판단해야 하며, 현장 접점이 많은 각국 감독당국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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