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리티 법안’ 치안 공백 논쟁에 급제동…5월 표결 앞두고 향방 주목
미국 ‘클래리티 법안’이 법 집행 약화 논란에 휘말리며 5월 마크업을 앞두고 추진 동력이 흔들리고 있다.
정치권·업계는 개발자 보호와 수사권 사이 절충 가능성을 두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의회에서 디지털자산 규제 틀을 정비하려던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이 5월 마크업(위원회 표결을 위한 조문 심사)을 앞두고 돌발 변수에 직면했다. 추진 동력이 붙는 듯했지만, 최근 48시간 동안 법안의 핵심 조항이 ‘법 집행 약화’ 논란에 휘말리며 분위기가 급변했다.
쟁점은 화요일 톰 틸리스(Thom Tillis) 상원의원이 법 집행기관 단체들로부터 특정 조항에 대한 우려를 전달받았다고 밝히면서 본격화됐다. 일부 수사기관은 법안이 디지털자산 생태계에서 ‘나쁜 행위자’를 단속하는 데 필요한 권한을 제한할 수 있다고 본 것으로 전해진다.
루미스 “큰 장애물 아냐”…개발자 보호와 수사권 사이 ‘절충’ 강조
신시아 루미스(Cynthia Lummis) 상원의원은 논란 확산 직후 “큰 새로운 장애물이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그는 “자금이체업자가 아닌 개발자(non-money transmitting developers)를 보호하는 장치를 지키면서도, 법 집행기관의 손을 묶지 않고 ‘나쁜 행위자’의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클래리티 법안이 의도한 ‘규제 명확성’과 ‘혁신 보호’가, 실제 입법 과정에서는 치안·수사역량과 충돌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업계는 개발자까지 광범위하게 규제 대상으로 묶을 경우 미국 내 혁신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해왔고, 반대로 법 집행기관은 범죄 악용을 막을 실효적 수단이 약해질 가능성을 경계해왔다.
코인베이스 법무책임자 “법 집행 약화는 오해”…BSA·압수권 강화 제시
코인베이스의 최고법무책임자(CLO) 폴 그루얼(Paul Grewal)은 논쟁이 가라앉기도 전에 “클래리티 법안이 법 집행을 약화시킨다는 주장은 완전히 틀렸다”고 반박했다. 그는 구체 항목을 들어 법안이 오히려 자금세탁방지(AML)와 제재 준수, 압수·몰수 등에서 집행력을 강화하는 방향이라고 주장했다.
그루얼이 제시한 핵심은 △은행비밀법(BSA) 적용 대상을 디지털자산 브로커·거래소로 확대해 AML 및 제재 준수 체계를 강화하고 △디지털자산에 특화된 압수·몰수 권한을 보완하며 △전국 암호화폐 키오스크에 지정 법 집행 연락 창구를 만들고 △법무부(DOJ)·재무부와 민간 간 정보공유 채널을 신설하고 △암호화폐 활동을 해외가 아닌 미국 관할로 ‘유입’시켜 사각지대를 줄인다는 것이다. 그는 “대안은 해외로 빠져나간 암호화폐 산업이며, 그 경우 법 집행기관이 쓸 수 있는 도구는 지금보다 훨씬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법안 좌초 시나리오…스테이블코인·거래소 보상 유지, 트럼프 일가 사업도 ‘현상 유지’
법률 논평가 메타로맨(MetaLawMan)은 클래리티 법안이 무산될 경우의 ‘불편한 시나리오’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그의 정리에 따르면 법안이 죽더라도 스테이블코인 규율은 기존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 체계가 유지되고, 거래소가 스테이블코인 보유에 대해 보상을 지급하는 관행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입법 공백 속에서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이 경고해온 ‘은행 예금 이탈’이 현실화될지 여부는 시장에 맡겨질 뿐, 이를 조정할 새로운 해법은 나오지 않는다고 봤다. 또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암호화폐 사업은 새로운 제한 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메타로맨은 법안 통과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내 추측은 ‘아니다’,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며 “통과돼야 한다. 우리 정부가 얼마나 기능장애적인지 부끄러운 일”이라고 직격했고, 카자흐스탄조차 암호화폐 법적 프레임워크를 통과시켰다고 꼬집었다. 원·달러 환율이 1달러당 1476.60원 수준인 가운데, 미 규제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디지털자산 자금 흐름이 미국 밖으로 이동하는 역풍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강이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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