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금융당국의 빗썸 영업 일부정지 처분에 제동을 걸면서, 국내 가상자산 거래시장에 대한 제재 집행은 본안 판단이 나올 때까지 일단 멈추게 됐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는 빗썸이 금융정보분석원(FIU)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FIU가 지난 3월 내린 영업 일부정지 6개월 처분은 본안 판결 선고일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효력이 정지된다. 이번 제재는 신규 고객의 외부 가상자산 이전, 즉 다른 지갑이나 다른 거래소로 코인을 보내거나 받는 입출고 업무를 제한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재판부는 이 처분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빗썸이 입을 손해를 나중에 되돌리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거래소 안에서의 매매나 원화 환전 기능이 남아 있더라도, 외부 입출고 제한만으로도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봤다. 특히 가까운 시일 안에 상장법인과 전문투자자 등록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가 허용될 예정인 점도 고려됐다. 제재 효력이 계속되면 새로 시장에 들어올 법인 고객 유치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이는 단순한 영업 차질을 넘어 평판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취지다.
이번 결정은 법원이 빗썸의 위반 여부 자체를 최종 판단한 것은 아니다. 다만 본안 소송에서 제재 처분이 취소될 가능성을 처음부터 배제하기 어렵고, 집행을 잠시 멈춘다고 해서 공공복리에 중대한 악영향이 생긴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행정소송에서 집행정지는 처분의 적법성을 최종 가리기에 앞서, 먼저 집행했을 때 당사자에게 과도한 피해가 생기는지를 따지는 절차라는 점에서 이번 결정도 그 연장선에 있다.
앞서 FIU는 빗썸이 특정금융정보법상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금지 의무, 고객 확인 의무, 거래제한 의무 등을 665만건 위반했다고 보고 지난 3월 영업 일부정지 6개월과 과태료 368억원을 부과했다. 이는 국내 원화마켓 가상자산 거래소에 내려진 제재 가운데 가장 무거운 수준이다. 당초 제재는 3월 27일부터 적용될 예정이었지만, 빗썸이 그 전에 행정소송과 집행정지를 신청하면서 효력은 잠정적으로 멈춰 있었다. 본안 소송의 첫 변론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감독 강도를 유지하되, 제재의 비례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어디까지 인정할지를 둘러싼 법적 판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