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즈는 자사의 리얼타임 디지털 인간 창작 도구 ‘메타휴먼(MetaHuman)’을 정식으로 출시하며, 개발자들이 사실적인 디지털 캐릭터를 손쉽게 구현할 수 있는 길을 크게 넓혔다. 이번 발표는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열린 ‘언리얼 페스트 2025(Unreal Fest 2025)’ 기조 연설에서 공개됐으며, 언리얼 엔진 5.6 버전과 함께 정식 배포에 들어갔다.
메타휴먼은 정교한 얼굴 애니메이션과 음성 동기화 기능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메타휴먼 애니메이션(MetaHuman Animation)’ 기능이 특징이다. 특히 단일 카메라 기반으로 동작하도록 설계돼, 대부분의 웹캠은 물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까지 언리얼 엔진의 공식 연결 툴인 라이브링크(LiveLink)와 호환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창작자들은 고가의 모션캡처 장비 없이도 높은 수준의 실시간 퍼포먼스를 구현할 수 있다.
또한 ‘메타휴먼 크리에이터(MetaHuman Creator)’는 얼굴형, 피부 질감, 디지털 망(mesh) 다양성을 더욱 확장해 사용자의 커스터마이징 폭을 대폭 넓혔다. 스캔된 데이터를 처리하는 알고리즘이 업그레이드되면서 텍스처와 디테일 측면에서도 몰입감을 높인 표현력이 가능해졌다. 이번 개선으로 게임, 영상, 가상현실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실제 인간에 가까운 아바타 제작이 현실화되고 있다.
현장에서는 외계 생명체 콘셉트의 ‘블루(Blue)’ 캐릭터를 활용해 메타휴먼의 실시간 데모가 시연됐다. 무대 뒤에서 연기를 펼치는 배우의 표정과 음성이 고정된 카메라 하나만으로 무리 없이 전달되며 관객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연 과정에서도 딜레이 없이 정확도 높은 모션이 반영돼, 기술적 완성도를 입증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에픽게임즈는 언리얼 엔진의 최종 사용자 이용 약관(EULA)을 조정해 메타휴먼 기술을 다른 게임 엔진이나 그래픽 툴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라이선스를 확장했다. 즉, 언리얼 엔진 외의 창작 환경에서도 메타휴먼 리소스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메타휴먼 업데이트가 디지털 콘텐츠 제작 시장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제공한다고 분석한다. 기존의 비용 대비 효율성이 극도로 떨어지던 디지털 인간 구현 기술이 하나의 통합 플랫폼으로 간소화되며, 인디부터 AAA급 스튜디오에 이르기까지 게임 산업 전반에 걸쳐 실질적인 생산성 혁신이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이번 공개로 메타버스, 영화, 방송,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 수준에 버금가는 캐릭터 제작이 일반화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면서 에픽게임즈는 자사의 언리얼 엔진 생태계 내 위상을 한층 더 공고히 했다. AI와 캐릭터 기술이 융합되는 흐름 속에서 메타휴먼은 앞으로 콘텐츠 산업의 핵심 도구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