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픽

맨위로 가기
  • 공유 공유
  • 댓글 댓글
  • 추천 추천
  • 스크랩 스크랩
  • 인쇄 인쇄
  • 글자크기 글자크기
링크 복사 완료 링크가 복사되었습니다.

AI 시대, 인텔의 운명을 바꿀 마지막 도전 시작됐다

프로필
김민준 기자
댓글 0
좋아요 비화설화 0

인텔은 AI 전환기에 맞춰 구조조정과 신사업 전략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나, 파운드리 수익성 부진과 경쟁 심화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립부 탄 CEO는 ARM, RISC-V 중심 성장전략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AI 시대, 인텔의 운명을 바꿀 마지막 도전 시작됐다 / TokenPost Ai

AI 시대, 인텔의 운명을 바꿀 마지막 도전 시작됐다 / TokenPost Ai

인텔이 자사의 운명을 재설계하기 위한 광범위한 구조조정과 전략전환에 나섰다. AI 시대가 기존 컴퓨팅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뒤흔들면서, 인텔은 과거의 영광을 뛰어넘어 새로운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놓였다. 타이완 TSMC와 경쟁하는 독립 파운드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 아래, 립부 탄(Lip-Bu Tan) 신임 CEO는 균형잡힌 원가 구조 설계, 조직문화 재정비, 제품 중심 복귀 등을 핵심 축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정하다. 많은 분석가들은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파운드리 사업의 경제성이 지나치게 낮아 지금의 전략으로는 외부 고객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인텔은 x86 아키텍처 기반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며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PC와 서버 시장을 장악했지만, 이후 ARM 기반 구조가 모바일과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주도권을 잡으며 정체 국면에 빠졌다. ARM 아키텍처를 탑재한 저전력 칩과 병렬처리 중심의 GPU 기술이 대세로 떠오르자, 기존 인텔 중심의 범용 CPU는 발 빠른 적응에 실패했고, 그간 전략적 의존 관계에 있었던 마이크로소프트조차 독자적인 방향으로 선회했다.

문제는 단순한 기술 경쟁의 패배를 넘어 인텔이 수차례 핵심 기회를 무시했다는 데에 있다. 과거 팀 쿡(Tim Cook)이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 역량을 두고 “인텔은 파운드리가 아니다”라고 언급했던 일화는, 애플이 처음 아이폰 칩 생산을 TSMC에 맡기게 된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이 결정은 ARM 아키텍처가 전체 시장 판도를 바꿔놓는 상징적인 시작점이었다. 당시 인텔은 설계 수주에 소극적이었고, 애플의 요구에 맞는 맞춤형 생산 계획도 제시하지 못해 게임 체인저 역할을 스스로 포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인텔은 데이터센터 칩 시장마저 내어줬다. 2020년 기준 73%였던 인텔의 서버용 CPU 시장점유율은 2024년에는 불과 11%까지 떨어졌고, 같은 기간 엔비디아(NVDA)는 14%에서 78%로 대폭 상승했다. 사실상 AI 기반 병렬 컴퓨팅 시장에서는 인텔의 입지가 구시대 유산에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운드리 산업에서는 TSMC와의 격차가 아예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 2024년 기준 TSMC는 약 105조 원 규모의 생산 시설에서 연 127조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50%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인텔의 파운드리 부문은 144조 원의 자산 투자 대비 연 매출이 고작 25조 원 수준으로 수익성과 효율성 모두 낙제점을 받았다. 재무상 손실이 지속되며 투자자들은 대안적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인텔은 아직 과거의 자산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인텔이 보여주는 전략은 구조적 ‘관리된 쇠퇴’의 형태다. 즉, 더 이상 x86이 중심이 될 수 없는 환경에서 기존 시장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수성하고, ARM과 RISC-V를 비롯한 새로운 구조 위로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특히 AI PC, 엣지컴퓨팅, 로보틱스 등 새롭게 떠오르는 분야에서 ARM 및 미국 정부 주도 표준과 결합한 공급망을 구축하며, 니치 마켓에서 차별화된 가치를 제시하는 것이 관건으로 떠올랐다.

여기에 미국 내 반도체 주권 확보라는 전략적 목표가 인텔의 생존 논리와 맞물리고 있다. 대만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글로벌 반도체 체계를 고려하면, 인텔의 파운드리는 단순한 민간 사업이 아닌 국가 기술 인프라로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업계와 정부 모두가 확고한 지원을 전제로 삼고 정교한 설계를 해야만 가능하다. 지금처럼 불명확한 비전과 비효율적인 자원 운영만으로는 새로운 지형에서 버텨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궁극적으로 인텔은 IBM처럼 기술 패권을 내어준 뒤 재기하기 위해선, 신사업으로의 전환을 비용 중심이 아닌 성장 기반 전략으로 풀어내야 한다. 미래가 AI에 있음을 인정하고, 기존 중심축이던 범용 CPU가 아닌 고도로 통합된 시스템 설계와 에코시스템 확장을 중심에 둬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제까지의 실패를 부정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한 후, 철저한 타산 아래에서 기민하게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는 점이다. 인텔이 역사적 전환의 갈림길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는, 미국 반도체 산업 전체의 운명을 좌우할 열쇠가 될 것이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기사제보 보도자료

많이 본 기사

관련된 다른 기사

댓글

댓글

0

추천

0

스크랩

스크랩

데일리 스탬프

0

말풍선 꼬리

매일 스탬프를 찍을 수 있어요!

데일리 스탬프를 찍은 회원이 없습니다.
첫 스탬프를 찍어 보세요!

댓글 0

댓글 문구 추천

좋은기사 감사해요 후속기사 원해요 탁월한 분석이에요

0/1000

댓글 문구 추천

좋은기사 감사해요 후속기사 원해요 탁월한 분석이에요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