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새롭게 출시한 초슬림 스마트폰 ‘아이폰 에어’의 중국 출시가 현지 규제 문제로 인해 연기됐다. 애플은 당초 9월 19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12일부터 사전 주문을 받을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러운 출시 일정 변경으로 중국 판매가 불투명해졌다.
애플 측은 중국의 이심(eSIM, 내장형 전자 유심) 관련 규제가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아이폰 에어’는 물리적인 심카드 슬롯이 없는 최초의 아이폰으로, 오직 이심만을 탑재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이심을 사용하는 단말기 판매에 앞서 정부의 별도 승인을 받아야 하며, 현재까지 해당 절차가 완료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애플은 중국 주요 통신사들과 협력해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이폰 에어’는 지난 9일 공개된 애플의 신형 스마트폰으로, 두께가 5.6mm에 불과한 초슬림 디자인을 자랑한다. 2017년 출시된 아이폰X 이후 본격적인 외형 디자인 재편이 이뤄진 첫 모델로, 애플이 디자인 혁신에 다시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심 채택으로 기기 내부 공간을 절약했으며, 이를 통해 배터리 용량을 늘리는 효과를 얻었다고 애플은 강조했다.
다만, 이 같은 혁신이 중국 시장에선 오히려 규제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은 개인정보 보호와 통신 정책을 이유로 자국 내에서 유심 발급과 네트워크 연결을 강하게 통제하고 있다. 따라서 이심 전용 기기의 도입은 기존 절차 및 기준과 충돌할 가능성이 크며, 이에 따라 중앙 정부의 승인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애플에 있어 중국은 미국 다음으로 큰 단말기 시장이자 주요 생산 거점이기도 하다. 그만큼 ‘아이폰 에어’의 중국 출시 지연은 단순한 일정 변경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한편으로는 미국 기술기업이 중국의 통신 정책과 어떻게 균형을 맞춰야 하는가에 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도 상징적이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스마트폰 기기 내 이심 도입 추세와 맞물려 각국에서 규제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을 예고한다. 특히 통신 및 데이터 보안에 민감한 국가들의 시장 진입 과정에서 유사한 문제가 반복될 수 있어, 제조사들의 전략 재조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