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의 미국 법인 매각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미국 투자자 중심의 지분 구조와 새로운 서비스 전환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는 미국 정부의 안보 우려를 일정 부분 해소하고, 틱톡의 현지 사업을 정치적 불확실성에서 벗어나게 할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미국 언론 월스트리트저널은 9월 16일(현지시간), 중국의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법인이 새로운 구조로 재편된다고 전했다. 새로운 틱톡 미국 법인은 미국 투자자들이 약 80%의 지분을 소유하고, 중국 주주들은 20% 미만의 지분만 유지하는 방식으로 변경된다. 여기에 참여하는 미국 투자자들은 오라클, 실버레이크, 앤드리슨 호로비츠 등 기술 분야에 정통한 기업들과 기존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의 투자자인 서스퀘해나 인터내셔널, KKR, 제너럴 애틀랜틱 등이 포함된다.
이번 결정은 미국과 중국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진행한 협상에서 도출된 것으로, 미국 정부의 틱톡 통제 강화 요구에 따른 대응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 행정부는 틱톡이 자국 사용자 데이터를 중국 정부와 공유할 수 있다는 안보 우려를 제기해 왔으며, 이에 따라 틱톡은 미국 내 운영 체계를 독립적으로 유지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새로운 틱톡 법인은 미국 중심의 이사회 구성뿐 아니라 미국 정부가 지정한 이사를 포함하는 형태로 운영될 계획이다. 또 기존 사용자는 현재 시험 중인 새 앱으로 전환되며, 기술 개발 역시 중국 본사가 아닌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이뤄지게 된다. 핵심 기술인 추천 알고리즘도 미국법인 내에서 직접 개발되며, 이는 민감 정보를 미국 내에서 완전히 독립시켜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조치다.
클라우드 인프라 측면에서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오라클이 틱톡의 미국 내 데이터 운영을 맡는다. 오라클은 공화당 지지 성향의 공동창업자 래리 엘리슨이 이끄는 기업으로, 틱톡의 데이터 보안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텍사스’에서도 핵심 역할을 해 왔다. 오라클은 틱톡의 미국 내 트래픽을 전부 자사 서버로 처리하는 등, 중국과의 분리적 운영을 위한 핵심 파트너로 기능해왔다.
시장 반응도 즉각적이었다. 오라클이 틱톡과의 계약을 지속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9월 16일 뉴욕 증시에서 오라클 주가는 1.49% 상승 마감하며 긍정적인 흐름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매출 손실 리스크가 줄어드는 점에서 오라클에 유리한 구조라며, 이번 이슈가 향후 주가의 추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같은 틱톡의 소유구조 및 기술 운영 변화는 미국 내 정치적 갈등을 일정 부분 해소하면서, 글로벌 플랫폼의 현지화 전략이 어떻게 진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미국과 중국 간 디지털 주권을 둘러싼 논의가 더욱 구체화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