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자사 앱스토어인 구글 플레이를 단순한 앱 다운로드 플랫폼에서 벗어나, 개인 맞춤형 콘텐츠와 게임 중심의 종합 허브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K-콘텐츠 소비가 활발한 한국 시장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가장 먼저 선보이며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이번 변화의 핵심은 구글 플레이 내에서 사용자가 앱을 실행하지 않아도 영화, 웹툰, 숏폼 드라마와 같은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탐색하고 접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 마련됐다는 점이다. 구글은 이를 ‘스토어 이상의 공간’이라고 표현하며, 단순한 앱 검색 기능을 넘어 사용자의 콘텐츠 몰입 경험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새로 도입된 '엔터테인먼트 전용' 공간은 9월 23일(현지시간)부터 한국에서 가장 먼저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공간은 모바일 뷰에 최적화된 인터페이스로 웹툰 샘플을 미리 읽어보고 흥미가 생기면 연계된 앱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는 구조다. 구글은 다양한 글로벌 인기작을 샘플로 제공하며 사용자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콘텐츠 소비에 진입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K팝 팬들을 위한 맞춤형 공간도 눈길을 끈다. 예를 들어 그룹 세븐틴의 데뷔 10주년과 월드투어 기념 페이지에서는 팬들이 콘서트 정보는 물론 관련 굿즈와 비하인드 영상까지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이처럼 콘텐츠 큐레이션이 사용자의 음악, 게임, 영상 취향에 기반해 제공되는 방식은 구글 플레이를 정보 소비 플랫폼이 아닌 감성 중심의 몰입 공간으로 재편하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또한 게임 분야에서도 상당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의 ‘플레이 게임즈 사이드킥’ 기능이 곧 한국 시장에 도입될 예정이다. 사용자는 게임 중단 없이 공략 정보나 게임 내 통계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AI 모델을 활용한 대화형 가이드를 통해 게임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넷마블의 인기작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가 테스트 대상 게임에 포함됐다.
아울러 24개국에 걸쳐 출시 예정인 ‘내 페이지’ 기능은 개인화된 앱 이용 내역, 게임 성과, 구독 서비스 현황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구글은 이를 통해 사용자 중심의 맞춤형 추천과 시의성 있는 콘텐츠 체험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 플랫폼이 아닌 콘텐츠 소비 환경 전반을 장악하려는 글로벌 IT 기업들의 전략과 맞닿아 있다. 특히 한국처럼 모바일 콘텐츠 소비가 활발한 시장에서 성공적 모델을 구축할 경우, 향후 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로의 확장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