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가 차세대 2나노미터(㎚) 반도체 생산 확대로 내년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술 고도화와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연 매출이 3조 대만달러(약 140조 원)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TSMC는 이르면 2025년 말부터 2나노 칩을 본격적으로 양산하기 시작하고, 내년 중반부터는 생산량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해당 제품의 수율(생산된 제품 중 정상품 비율)은 약 70% 수준까지 올라와, 상업적 양산의 기준점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높은 수율 확보는 첨단 공정 기술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이번 2나노 제품 양산은 TSMC의 주력 고객사인 애플, 퀄컴, 엔비디아, AMD, 미디어텍 등 글로벌 IT 기업들의 수요가 미리 반영된 결과로, 이들은 이미 내년 생산 물량 대부분을 선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내년 말까지 주요 생산시설은 사실상 ‘풀가동’ 상태를 유지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TSMC는 현재 북부 신주과학단지의 바오산 공장(팹 20)과 가오슝 난쯔 과학단지의 공장(팹 22)에서 2나노 반도체의 시험 생산과 검증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들 생산시설은 초기 양산에 맞춰 빠르게 조정되며, 제품 품질과 공정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반도체 회로의 선폭이 좁을수록 전력 소비는 줄이고 처리 속도는 끌어올릴 수 있다. 나노미터 단위는 이러한 미세 공정의 성능을 가늠하는 대표적 지표로, 2나노 공정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앞선 수준으로 평가된다. 특히 인공지능(AI)과 고성능 모바일칩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현 상황에서 2나노 칩은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동시에 요구하는 시장에 적합하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만 언론은 또한 2025년 TSMC의 자본지출이 역대 최대 규모에 이를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에 따른 생산능력 확대와 첨단 패키징 기술 수요가 맞물려 연 매출이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TSMC는 내년 매출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기술력이 수익 확대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임을 시사한다. 동시에 반도체 공급망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기술 우위를 확보한 소수 기업이 시장 주도권을 더욱 강화해나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