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엑스가 우주 데이터센터 구상에 대해 공개 발언 때보다 한층 신중한 태도를 내놓으면서, 인공지능 인프라를 우주로 옮기려는 구상이 아직은 초기 단계의 고위험 사업이라는 점이 다시 부각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페이스엑스는 21일(현지시간) 기업공개 사전 제출 문서인 투자설명서에서 궤도 기반 인공지능 컴퓨팅, 궤도 내 산업화, 달·행성 간 산업화 관련 사업이 모두 초기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 사업들이 상당한 기술적 복잡성을 안고 있고 아직 검증되지 않은 기술에 기대고 있어, 상업적으로 실현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일론 머스크가 올해 1월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우주에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짓는 것은 명백한 선택”이라며 2~3년 안에 가능할 것이라고 밝힌 낙관적 전망과는 온도 차가 있는 대목이다.
스페이스엑스는 특히 우주라는 공간 자체가 사업 위험을 키운다고 짚었다. 회사는 궤도상 인공지능 데이터센터가 혹독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우주 환경에서 운영될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장비 오작동이나 시스템 실패 같은 고유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적시했다. 투자설명서의 위험 요인 항목은 투자자에게 잠재적 손실 가능성을 알리는 동시에, 기업이 향후 법적 책임을 관리하기 위한 성격도 있다. 그래서 기업이 새로운 사업 비전을 제시할 때와 실제 상장 문서에서 설명하는 내용 사이에는 표현 수위 차이가 자주 나타난다.
시장 관심이 큰 이유는 스페이스엑스가 준비 중인 기업공개 규모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이번 상장이 최대 750억달러, 우리 돈 약 113조원에 이를 수 있는 역대 최대급 기업공개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스페이스엑스가 1월 30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에 지구 궤도상 우주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최대 100만기의 인공위성 발사를 허가해 달라는 신청서를 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도 2월 인공지능 스타트업 엑스에이아이와 스페이스엑스의 합병을 발표한 뒤 우주 기반 인공지능이야말로 확장을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전력과 냉각 비용이 급증하는 지상 데이터센터의 부담을 우주에서 풀어보겠다는 발상이지만, 실제 사업화까지는 기술·규제·자금 조달이라는 세 가지 문턱을 넘어야 한다는 뜻이다.
스페이스엑스는 이와 함께 차세대 초대형 재사용 로켓 스타십에 대한 높은 의존도도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회사는 스타십 개발이 지연되거나, 필요한 발사 빈도와 재사용성, 성능을 확보하지 못하면 성장 전략 자체가 늦춰지거나 제한될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 우주 데이터센터 구상은 인공지능 수요 급증과 우주 산업 확대라는 큰 흐름 속에서 나온 청사진이지만, 상장 문서가 보여주듯 현실 단계에서는 기대보다 불확실성이 더 크게 반영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스타십 개발 속도와 규제 승인, 실제 발사 비용 절감 여부에 따라 사업 전망이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