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구글의 앱마켓 운영 방식이 경쟁을 제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본격적인 제재 절차에 들어갔다. 핵심은 구글이 국내외 주요 게임사들과 맺은 이른바 최혜대우 성격의 계약이 다른 앱마켓으로의 진입을 어렵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플레이스토어 중심의 시장 지배력을 더 굳혔는지 여부다.
공정위는 1일 구글 엘엘씨, 구글 아시아퍼시픽 피티이 엘티디, 구글코리아 유한회사를 상대로 한 심사보고서를 당사자에게 보내고 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심사보고서는 공정위 심사관이 위법 사실과 제재 의견을 정리한 문서로, 정식 심의가 시작된다는 의미가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구글은 인앱결제 수수료 부담 때문에 게임사들이 플레이스토어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커지자, 2019년 7월부터 2026년 3월까지 주요 게임사 22곳과 GVP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은 게임 출시 시기나 품질, 서비스 조건을 다른 앱마켓보다 불리하지 않게 유지하는 대신 구글이 클라우드, 광고, 유튜브 같은 자사 서비스 이용 비용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짜였다.
문제는 이 지원 구조가 단순한 마케팅 협력 수준을 넘어 사실상 다른 거래처 선택을 어렵게 만들었느냐는 점이다. 공정위 심사관은 구글 앱마켓 매출이 늘수록 지원 규모도 커지는 누진 구조 때문에 게임사들이 다른 앱마켓에 입점할 유인이 크게 줄었다고 판단했다. 특히 이런 방식은 외형상 계약 선택의 자유가 있어 보이더라도, 실제로는 구글과의 거래를 사실상 독점적으로 유지하도록 압박하는 효과를 냈다는 게 공정위 시각이다. 공정위는 이로 인해 원스토어 같은 경쟁 앱마켓의 사업 활동이 방해받았고, 일부 게임사가 자체 앱마켓을 내놓을 가능성까지 차단됐다고 보고 있다. 국내 안드로이드 앱마켓에서 구글 플레이스토어 점유율이 80% 이상을 유지한 점도 이런 판단의 배경이 됐다.
이번 사안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과징금 규모다. 공정위는 구글의 관련 국내 매출을 92억1천777만달러, 우리 돈 약 14조1천600억원으로 산정했고, 이를 토대로 관련 법령상 최대 6% 범위에서 과징금을 매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계산상 최대 8천496억원까지 가능하다는 뜻이다. 더구나 구글은 2023년에도 경쟁 앱마켓인 원스토어에 앱을 내지 않는 조건으로 게임사들에 혜택을 제공한 행위가 적발돼 과징금 421억원과 시정명령을 받은 바 있다. 5년 이내 재적발에 해당하면 과징금이 20∼40% 가중될 수 있지만, 공정위는 가중 여부와 관계없이 이번 사안의 최대 한도는 같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즉각 반박했다. 회사 측은 그동안 공정위 조사에 성실히 협조해 왔고, 앞으로 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법 위반이 없었다는 점을 충분히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또 구글플레이는 다른 앱마켓과 공정하게 경쟁하고 있으며 한국의 개발자와 이용자에게 여러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게임 이용자 단체와 경쟁 사업자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국게임이용자협회는 해당 계약이 게임 생태계를 훼손하고 소비자 부담을 키운 중대한 위법 행위라고 평가했고, 원스토어도 앱마켓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 질서가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앱결제는 앱 안에서 유료 아이템이나 서비스를 살 때 플랫폼 사업자에게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내는 구조인데, 시장 지배 사업자의 영향력이 큰 경우 개발사 비용이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계속돼 왔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기업의 계약 관행을 따지는 수준을 넘어, 디지털 플랫폼 시장에서 지배적 사업자가 어떤 방식으로 경쟁을 제한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공정위가 신속한 최종 판단을 예고한 만큼, 향후 심의 결과는 앱마켓 수수료 체계와 게임 유통 구조, 국내 플랫폼 경쟁 환경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