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암암리에 채굴업 성행하나…전 세계 20% 담당 주장 나와

2021년 암호화폐 채굴장은 유례없는 전환기를 맞이했다. 암호화폐 채굴의 성지로 불리던 중국에서 암호화폐 채굴장에 대한 강력 단속안을 시행하면서 대다수의 중국 소재 암호화폐 채굴장들이 문을 닫거나 해외로 이전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암호화폐 채굴 산업이 사실상 절멸한 것으로 보기도 했다. 실제로 케임브리지 대학교에 따르면 7월 이후 중국 소재 암호화폐 채굴장의 해시레이트는 '0'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여전히 중국에서 상당한 규모의 암호화폐 채굴이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CNBC는 2021년 12월 18일(이하 현지시간)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에서 여전히 다수의 채굴업자가 사활을 걸고 암호화폐 채굴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전문가 분석에 따르면 여전히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 장비의 20%가 중국에 남아 가동 중이다"라며 "이는 역대 최대치였던 75%보다는 낮은 수치지만 공식 추정치인 0%보다는 높은 수준"라고 전했다.

현존 중국 소재 채굴업자들은 당국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중앙 전력망에 연결되지 않은 지역 전력원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채굴장을 분산 운영해 전력 소모량을 통한 감시도 피하고 있다.

중국에서 6000개의 채굴 장비를 운용하고 있다는 암호화폐 채굴업자 벤(Ben, 가명)은 "암호화폐 채굴업자들은 어디에나 있다"라며 "전부 단속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소재 채굴풀 역시 여전히 일부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벤은 "채굴풀 역시 암암리에 돌아가고 있다"라며 "이들은 해시레이트를 숨기고 채굴풀 운영을 지속하고 있다. 이것이 중국의 채굴장 점유율이 '0'이 된 이유"라고 밝혔다.

사진: Cambridge University

그는 "중국 내 암호화폐 채굴에 관심이 있는 채굴풀 업체들이 아직도 많이 있다"라며 "이들은 기술지원을 통해 채굴업자들이 단속을 피하는 것을 돕고 있다"고 밝혔다.

벤에 따르면 채굴장 단속은 주로 차이나텔레콤(China Telecom)에서 이뤄진다. 차이나텔레콤에서 전력 사용량에 이상 신호를 포착하면 확인을 위해 중앙 정부에 신고하고, 중앙 정부는 해당 지역에 직접 전화를 걸어 확인하는 식이다.

벤은 "단속 회피를 위해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위기가 온 적이 있다"라며 "다행히 중앙 정부의 전화를 받은 발전소장과 친분이 있어 저를 감싸주고 넘어갔다. 이후 며칠 동안 암호화폐 채굴장 운영을 중단하고 네트워크 트래픽을 숨기기 위한 조치를 하고서야 운영을 제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중앙 정부가 잔존 암호화폐 채굴자들을 인식하면서도 묵과하고 있는지, 단속이 어려운지는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채굴업자들이 이렇게까지 번거로운 편법을 통해 위험한 암호화폐 채굴업을 지속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케빈 장(Kevin Zhang) 파운더리 대표는 수익성 때문이라고 답했다.

케빈 장은 "암호화폐 채굴업은 본질적으로 현금 인쇄기"라며 "이것이 다수의 암호화폐 채굴업자들이 채굴 장비를 포기하지 않은 이유다. 장비를 연결하기만 하면 미국 달러화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같은 자본 통제가 매우 엄격한 국가에서 달러화를 쉽게 구한다는 것은 보험용으로 매우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관측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 암호화폐 채굴업의 전망은 그다지 밝아 보이지 않는다. 중국이 암호화폐 채굴 금지 노선을 여전히 강경하게 유지 중이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은 2021년 10월 암호화폐 채굴을 도태 산업에 포함하고 관련 단속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채굴장의 주요 고민거리인 전력 수급 문제도 있다. 케빈 장은 "곧 있으면 우기가 끝난다"라며 "수력 발전소의 전력 생산량이 감소하면 중국의 전 세계 채굴 시장 점유율이 5%까지 하락할 수 있다. 다수의 채굴업자들이 해외로 눈길을 돌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광고문의ㅣ기사제보ㅣ보도자료